많이 팔아도 남는게 없다
단가 낮은 캐주얼 브랜드, 매출 신장 한계
캐주얼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특매상품(미끼상품)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SPA에 버금가는 초저가 상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다.
지오다노ㆍ폴햄ㆍ베이직하우스ㆍTBㆍJNII․행텐 등 중저가 브래드가 내놓는 특매상품은 쓰리팩(SPCS)이다. 화이트ㆍ블랙ㆍ그레이 3가지 기본색상의 티셔츠나 양말을 한 팩에 담은 상품이다. 가격은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1만원 안팎의 저렴한 수준이다.
지난해 쓰리팩을 15만 세트 판매한 폴햄은 올해 판매율이 3월까지 20% 증가했다.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시즌엔 양말 패키지를 출시했다. 발목이 없는 양말 4~5켤레를 한 팩에 담아 9900원에 판매한다. 이 제품 역시 기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베이직하우스와 흄은 쓰리팩을 1만4900원에 판매한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5000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특매상품은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한 ‘미끼’다.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가 손쉽게 구매하기 때문이다. 다른 상품에 비해 이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계절에 상관 없이 꾸준하게 판매할 수 있는 게 장점이 있다. 글로벌 SPA 브랜드 수준으로 가격대를 낮춰 소비자의 이탈을 막겠다는 전략도 숨어있다.
특매상품이 잘 팔리고 있지만 정작 캐주얼 브랜드는 속을 앓고 있다. 판매 효과는 있지만 단가가 낮은 탓에 매출 신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매상품이 많이 팔리면 전체 배수율이 낮아져 이익률은 줄어들지만, 반대로 잘 안 팔릴 경우 상품을 만든 의미가 없어진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많이 팔려도 고민, 안 팔려도 고민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특매상품에 대한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매상품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무작정 SPA 브랜드에 대응하기 위해 특매상품으로 내놓기보다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히트상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건희 기자 kkh4792@thescoop.co.krⅠ@kkh47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