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가는 며느리처럼 333법칙 새겨라
이난희의 Let's make money | 며느리와 투자자의 상관관계
주식시장은 돈이 많은 사람만 살아남는 곳이 아니다. 투자의 기술만 잘 발휘하면 돈이 부족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 물론 전제가 있다. 연습이다. 주식시장을 만만하게 보고 뛰어들었다간 큰코다치기 쉽다. 연습매매를 통해 경험을 쌓고, 이 경험을 통해 나름의 투자원칙을 세워야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냉철함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투자금이 적을수록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만큼 냉정하게 매매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냉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지 알아야 한다.
안 입고, 안 먹고, 안 쓰고 악착같이 모은 돈을 몽땅 주식시장에 바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모을 때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발걸음으로 내 주머니에 들어오지만 나갈 때는 날개를 단 듯 순식간에 없어지는 게 돈이다. 더구나 주식시장에서 잃은 돈을 복구하기 위해선 몇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식시장에는 조급증이 만연한다. 손실을 본 투자자가 여유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옛말이 있다. 하지만 돈을 잃은 투자자는 급할수록 앞서가려 한다. 그러다 보니 일이 풀리기는커녕 실수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처음 주식을 시작할 때 남자는 용돈이나 벌겠다는 마음을 갖는다. 여성은 자녀들 학원비나 벌어 보자는 마음을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작은 바람이 큰 욕심으로 이어져 ‘몰빵’을 하고, 손실을 볼 때가 비일비재하다.
주식은 저점에서 들어가 고점에서 매도해야 한다. 문제는 저점과 고점을 귀신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투자자는 선행지표를 보고 근접한 가격대를 찾게 마련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기 때문에 평균단가를 맞추는 분할매수로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는 수급이 이뤄져 많은 물량이 들어오는 종목을 발견하면 급해진다. 대박 환상을 쫓아 추격매수를 마다하지 않는 투자자도 많다.
사실 욕심을 접고 분할매수를 한다는 것은 어렵다. 심리적으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면 손이 먼저 움직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스스로 컨트롤하기 힘든 사람들은 적은 물량으로 연습매매를 해야 한다. 연습매매를 꾸준히 하다 보면 ‘들어가면 안 되는 구간’이 자연스럽게 발견된다. 물론 매수의 포인트는 파동을 보고 호가창을 읽어야 하지만 이는 공식화된 게 아니다. 투자자가 신이 아닌데 어떻게 완벽하게 주식의 흐름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인가. 그러니 투자실패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333전법’ 밖에 없다는 소리가 나오는 거다.
주식고수를 넘어 달인, 아니 주신株神이 되고 싶다면 내공을 쌓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자신이 주식시장에서 실패한 경우의 수를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실패 원인은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이라는 ‘333전법’을 읽으면 된다. 세번 생각하고, 세번 나눠서 사고, 세번 나눠서 파는 정석 플레이를 원칙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는 돈을 버는 방법일 수도 있지만 돈을 잃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에선 초심 지켜야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할 땐 돈을 버는 것만 생각하지 잃지 않는 방법은 깨치지 못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오늘 손실을 봤다면 다음 대박으로 만회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번 마이너스가 된 계좌는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대박으로 만회’하겠다는 꿈이 부질없음을 깨우치는덴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런 어리석은 투자자가 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원칙과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투자룰’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3~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10년이 흘러도 이런 법칙을 터득하지 못하는 투자자가 있을 수 있다.
이런 각고의 노력으로 자기만의 투자 룰을 세우면 어떤 사탕발림에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과 절개가 생긴다. 그러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고, 이를 통해 부실주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이 기관이나 외인外人에 비해 낮은 것은 부족한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정보가 없어서도 아니다. 이유는 부족한 자금력과 여유에 있다. 돈이 많으면 당연히 여유를 가질 수 있고, 이는 높은 수익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기관이나 외인 역시 손절을 하거나 손실을 보는 종목이 있다. 하지만 적게 손실을 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결국 풍부한 투자자금 때문이라고 본다.
가령 주식시장에 돌발변수가 터져 대응을 전혀 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런 때 자금여력이 많은 기관이나 외인은 투매하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린다. 물타기를 할 수 있는 자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주식시장에서 흘러 다니는 돈은 모두 사연을 갖고 있다. 주식투자는 누군가 수익을 내면 누군가는 잃을 수밖에 없는 제로섬(Zero Sum)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익이 많이 났다고 좋아할 수 없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주식시장에서 손해 본 부분을 어느 정도 복구하고, 이제는 수익률이 조금씩 나온다면 즐겨야 한다. 주식시장에 죽자살자 매달린다면 결국 자신이 갖고 있는 어느 하나를 잃을 게 뻔하다.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봤자 ‘한恨 많은 돈을 먹었을 뿐’이라며 담대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할 수 있는 일이 적어진다. 특히 근육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식시장을 제외하곤 고령자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도 건강을 잃을 수 있다. 폐인으로 전락하는 이들도 많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주식시장과 싸우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항상 통하는 투자기술은 없어
지금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었다고 한탄하고 있는 투자자들이여! 먼저 목표를 세워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확신을 가져라. 그러기 위해선 나름의 투자방법을 세우고, 여유 있게 접근하라. 주식시장은 세 상의 모든 돈을 담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난희 이난희아카데미 대표 nanilee042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