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 바람 관광열기 찬물

제주 관광산업‘환율 리스크’

2013-03-13     김영하 제주누리 기자

해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주역 제주 관광산업이 주춤거리고 있다. 최근 ‘원고-엔저’ 등 환율 하락으로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고봉현 제주발전연구원(JDI) 책임연구원은 올해 제주도 관광객 수는 7만1000명 줄고, 관광관련 서비스업 생산 규모도 226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 A씨는 올 3월 제주관광에 나섰다. 항공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한 그는 올레길•성산일출봉 등 제주 관광지를 둘러보며 주변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그리고 호텔에 묵으며 하루를 보냈다. 관광상품도 몇개 구입했다.

A씨처럼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60만명. 그들은 항공기를 이용하고, 제주도의 식당•호텔 등 숙박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경제는 관광산업과 연계된 다양한 산업이 활발하게 돌아갈 때 성장한다. 또한 제주도는 해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연 주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원고-엔저’ 등 환율하락이 지속될 경우 관광산업을 포함한 제주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봉현 제주발전연구원(JDI) 책임연구원은 3월 6일 ‘원고-엔저에 따른 제주의 영향과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원고-엔저 현상의 가속화는 제주지역 수출입•농림어업•제조업•관광•고용•물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발표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6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에는 1050원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원-엔 환율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간 엔화 약세의 가속화로 최근 1149원까지 내려갔다. 이 같은 환율하락은 제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고 연구원은 환율(원-엔•원-달러)이 10% 떨어질 경우 제주지역 GRDP(지역내 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성장률이 연평균 0.49%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특히 총 수출 연평균 424만 달러가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중 대일 수출은 255만 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품목별로는 넙치 129만 달러, 음향증폭세트 37만 달러, 소라 34만 달러, 백합 31만 달러 규모의 수출 감소를 전망했다.

더구나 환율 하락은 제주지역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1차 산업과 관광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산업은 수출 감소로 연평균 106억원의 생산 감소를 예측했다. 관광객 수도 연평균 7만1000명이 줄고, 관광 관련 서비스업도 연평균 226억원의 생산 감소를 내다봤다. 게다가 621명의 고용감소로 이어져 실업률은 0.0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2차 산업인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으로 예측했다. 소비자 물가는 0.24%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 연구원은 대응방안으로 농수산업•수출 제조업 부문에선 도내 농수산물 수출 중소기업 중심의 환리스크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도내 유관기관 활용과 환위험관리 실태점검•컨설팅•교육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 부문에선 제주방문 관광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원가를 낮추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인 관광객의 관광편의 증진을 위한 관광수용태세 개선, 외래 관광시장에 대한 집중화와 다변화 전략도 강조했다.
김영하 제주누리 기자 yhkim9356@j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