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성형, 여자가 더 바라는 이유 …

양정학의 고전성형열전⑥

2013-03-11     양정학 원장

예나 지금이나 술은 혼자 마시는 게 아니다. 중국 당나라 시인 이백이 주당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되는 것은 풍류를 즐길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술을 혼자 마실 땐 달과 그림자까지 술벗으로 삼았다. 연산군 때의 문신 박은 역시 ‘혼자 마셔서는 흥을 다할 수 없을 것 같아 이렇게 자네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네獨酌不盡興 且待吾友來’라고 노래했다.

그렇다. 혼자 있을 때 술 생각이 나더라도 친구가 오길 기다릴 줄 알고, 심지어 달•별•그림자까지 친구로 불러내 함께 마실 줄 안다면 어찌 ‘흥이 살아있네, 살아있네~’를 절로 외쳐대지 않으랴.

어떤 술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을까. 청나라 문인 심덕잠의 「고시원古詩源」에 ‘설비여순감여이齧妃女脣甘如飴’라는 인상적인 구절이 등장한다. 미인의 입술을 깨무니 달콤하기가 마치 꿀엿과 같다는 뜻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술은 ‘입술’이라는 말이다. 말의 화자話者는 유철劉徹이다. 54년 동안 황제였던 한무제漢武帝를 일컫는다.

한무제의 애인은 무려 1만명이었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중국 황제가 둘 수 있는 아내의 수는 정실인 황후皇后 1명, 부인夫人 3명, 빈嬪 9명, 세부世婦 27명, 어처御妻 81명과 후궁後宮까지 모두 121명(「禮記」 ‘곡례하’ 참조)이다.

하지만 추측건대 황제 유철에게 가장 ‘달콤한 키스 상대’는 이부인李夫人을 비롯한 몇명에 불과했을 거다. 경쟁을 뚫고 총애를 받는 것은 그만큼 쉽지 않다. 더구나 미인으로 완벽해 보여지만 웃을 때 잇몸이 드러나 호감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

한번은 병원에서 재미 삼아 ‘가장 키스하고 싶은 연예인 입술’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설문조사를 하면서 좋아하는 취향이 서로 다르다는 걸 확인됐다. 남자들은 이민정을 필두로 임수정•김민정•박민영•김희선•송혜교•최강희•신민아 등에게 표를 던졌다. 여자들은 조인성•송중기•공유•강동원•원빈•천정명•유승호•이병헌과 키스를 하고 싶다고 했다.

1위를 차지한 이민정과 조인성의 입술을 분석해보자. 남자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도톰한 볼륨의 입술’을 선호했다. 반면 여자는 남자의 입술에 그다지 주목하지 않으며 대개 ‘얼굴=입술’로 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자가 잘생기면 입술도 달콤해 보인다는 얘기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의 얼굴이 예뻐도 어떤 입술을 가졌냐에 따라 차이를 느낀다. 남자는 잇몸이 드러나도 여자에게 사랑받기 쉽지만, 여자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다.

그래서일까. 입술 성형을 원하는 환자는 여자가 남자보다 훨씬 많다. 잇몸이 드러나는 것을 전문용어로 ‘gummy smile’이라고 한다. 정도가 약하면 대부분 교정 치료나, 보톡스 등을 통해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양악수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