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은 불치병 중 하나
최영국 박사의 ‘한방경제’ | 편작의 육불치론
2013-03-08 최영국 선우한의원 원장
편작이 처음부터 의술을 배운 건 아니다. 젊어서 객지 생활을 하던 중 장상군長桑君이라는 사람에게서 은밀히 전해지던 선약仙藥을 복용하고 신묘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한다.
투시를 했다고 하는데, 오장육부를 들여다봤다는 의미보다는 신체 밖으로 드러난 증상을 갖고 인체 내부의 변화를 예측하고 치료한 것으로 보인다. 밖으로 드러난 병의 증상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찾는 방법이 한의학의 진찰법인데 여기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는 ‘망진望診’이다. 환자의 얼굴이나 몸의 상태, 대소변 등 눈으로 관찰 가능한 모든 자료를 모아 병을 알아내는 것이다. 얼굴의 부위마다 나타나는 색깔이나 혀•손톱•피부•털의 상태 등 전신을 세분화해 판단한다. 둘째는 ‘문진聞診’이다. 듣고 아는 방법으로 환자의 목소리•숨소리•기침소리 등을 듣고 병을 알아내는 방법이다.
셋째는 ‘문진問診’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방법이다. 환자나 보호자에게 어디가 아픈지를 묻는 방법이다. 마지막은 ‘절진切診’으로 진맥을 포함해 몸의 여기저기를 만지거나 눌러서 병을 알아내는 방법이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황제가 물은 것에 대해 신하인 기백岐伯이 대답하길, 하나를 알면 보통 의사라 하여 ‘공工’이라고 하고 둘을 알면 비교적 고명한 의사라 하여 ‘신神’이라 하고 셋을 알면 가장 뛰어난 의사라는 의미에서 ‘신명神明’하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편작은 신명한 의사로서 ‘중국 의학의 아버지’라 불릴 만하다. 그가 제나라의 왕 환공桓公을 보고 병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알려 줬지만 뚜렷한 증세를 못 느낀 환공은 그의 말을 믿지 않고 무시하다가 죽었다. 그가 제나라를 떠나면서 남긴 말은 오늘날 ‘육불치론六不治論(여섯가지 불치병)’으로 전해 오는데 환자들이 새겨들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