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물 탄 혐의 美 소비자 ‘발끈’
‘버드와이저’ ABI의 굴욕
글로벌 맥주 브랜드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I)사가 소송을 당했다.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맥주에 물을 탔다는 혐의다. 이 소송은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어 큰 파장이 일 전망이다. 소송액은 최소 500만 달러, 한국돈으로 54억원에 달한다.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I)’사가 2월 22일(현지 시간) 소비자들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버드와이저 맥주로 유명한 세계 최대 양조업체 ABI가 미국 여러 지역에서 소비자로부터 소비자법 위반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해 맥주의 알코올 도수를 의도적으로 낮춘 맥주를 판매했다는 혐의다.
미국 소비자들이 소송을 제기한 제품은 버드와이저·버드아이스·버드라이트 플래티넘·킹코브라·부시아이스·블랙 크라운·버드라이트 라임·미켈롭·그래비티 라거 등 10개 브랜드다.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ABI가 생산한 버드와이저와 미켈롭에 표기된 알코올 도수가 5도이지만 실제론 4도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에 소송을 낸 토머스와 제럴드 그린버그 형제는 “ABI가 버드와이저 맥주에 물을 타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고 부당이익을 취했다”며 “이는 비용절감을 위해 기업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손해배상액으로 500만 달러(약 54억원)를 청구했다.
뉴저지에서는 ABI의 다른 맥주인 미켈롭을 좋아하는 브라이언 윌슨이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맥주에는 알코올 함유량이 4.2%로 표기돼 있지만 실제론 더 적었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 캘리포니아주의 니나 지암파올라와 존 엘버트가 추가사례를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ABI 측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피터 크래이머 ABI 부사장은 e-메일 성명을 통해 “맥주에 물을 탔다는 혐의는 완전히 거짓”이라며 “ABI는 가장 뛰어난 품질의 맥주를 미국과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맥주 양조와 관련해 모든 법규를 충실히 준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BI는 2008년 세계 1위 맥주회사인 벨기에 인베브가 미국 안호이저-부시를 인수·합병(M&A)하면서 세계 최대의 주류회사로 발돋움했다. 이 회사의 미국 맥주시장 점유율은 39%에 달한다. 2011년에는 100억 갤런(378억5000만L)의 맥주를 생산했으며 220억 달러의 순이익을 남겼다.
블룸버그통신은 펜실베이니아·캘리포니아·뉴저지·미주리에서 진행되는 소송이 미국 전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강서구 기자·유세진 뉴시스 기자 ksg@thescoop.co.kr | @ksg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