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봄기운 완연 한기 여전한 유럽

글로벌 경기 GRL로 보니…

2013-03-04     강서구 기자

국내 증시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 증시가 안정을 찾은 만큼 투자자의 관심은 국내외 유동성 흐름과 펀더멘털로 이동할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어느 국가의 펀더멘털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느냐’에 주목해야 한다. ‘성장-위험곡선(GRL)’을 지표로 활용하면 좋다.

연초 이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국내 증시가 안정을 찾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올 1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1조900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는 2월 1조4000억원 순매수로 전환했다. 증시가 안정을 찾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의 관심이 국내외 유동성의 흐름과 펀더멘털(기초체력)로 이동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미국내 자금이 위험자산 성향이 강한 해외주식시장과 하이일드투자(고수익·고위험 채권) 펀드로 유입되고 있는 이유다. 일본중앙은행(BOJ)도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확대통화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강화되고 있다.

그럼 글로벌 시장의 펀더멘털은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을까. 미국·중국·유럽의 펀더멘털을 비교할 수 있는 ‘성장-위험곡선(GRL)’을 만들어 추정해 보자. 우선 시티그룹이 발표하는 미국의 경기서프라이즈지수(Economic Surprise Index·ESI)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ESI는 각국 정부가 발표한 실물 경제지표가 투자자의 전망치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0을 기준으로 높으면 경제지표가 전망치보다 낫다는 의미다.
 
미국의 정치적 위험수준도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낮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월 14일(현지시간) 2기 임기 첫 국정연설에서 “미국경제 성장엔진을 재점화하고 미국을 일자리를 끌어들이는 자석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RL은 높아지고 있다. GRL은 위험보다 성장가능성이 클 때 상승한다.

美·中 경제는 상승곡선

중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일단 미국과 마찬가지로 ESI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의 인플레이션 위험을 체크할 수 있는 국제 곡물가격도 하락세를 띠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유럽의 ESI는 하락세로 전환했다. 유로화 강세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의 OMT(무제한 국채매입) 발표 이후 하락세를 타던 이탈리아·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정치적 스캔들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때 투자자는 ‘어느 국가의 펀더멘털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미국·중국의 GRL은 상승하고 있고 유럽은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중국에 투자할 땐 GRL에 민감한

업종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유럽의 경우 GRL에 덜 민감한 업종을 유심히 봐야 한다. 국내 업종 중에선 반도체·장비·디스플레이·전자·부품·자동차 등이 기준에 적합하다.
이재만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