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여풍, 사내 분위기 바꿔놔

여성 신입사원 30% 수준, 음주문화 바뀌고 여성복지 늘어

2013-02-26     김정덕 기자

다른 업종에 비해 남성비율이 현저히 높던 정유업계에 여성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 신입사원이 늘고 있어서다. 최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SK이노베이션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최종 합격자 100여명 중 35%가 여성으로 집계됐다. 2011년과 2012년의 여성비율이 각각 22%와 24%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율이 많이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첫 여성 대졸 입사자가 나온 때가 1999년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GS칼텍스도 마찬가지다. 2008년 7%에 불과하던 여성 신입사원 비율은 지난해 20%까지 늘었다. 전체 직원 중 여성비율도 지난해 처음 20%선(본사 기준)을 넘었다. 외국계 정유사인 에쓰오일 역시 처음 대졸자 공채를 시행한 2006년 여성 신입사원 비율이 27%를 기록한 이래 매년 10~20%의 여성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업계는 이런 분위기가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90년대만 해도 정유사는 ‘기름 냄새가 난다’며 여성들이 입사를 꺼리던 곳이었는데 요즘은 그런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며 “여성의 사회활동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다른 업종에 비해 고연봉과 정년보장이 가능한 안정된 직장이라는 이미지도 여성의 지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직원이 많아지면서 딱딱하던 사내 분위기도 부드럽게 변하고 있다. 뚜렷한 위계질서를 바탕으로 이뤄지던 업무는 소통 중심으로 바뀌고, 회식 문화도 음주 위주에서 영화·연극·스포츠경기 관람 등으로 다양해졌다.

여직원이 늘다보니 여성복지도 강화되고 있다. SK는 2007년 업계 처음으로 어린이집을 개원했고, GS는 지난해 3월 서울 역삼동 본사 건물 인근에 어린이집을 설치했다. 최대 1년간의 육아휴직은 이미 보편화 돼 있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juckys3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