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5개사 진출 레드오션 보인다

아웃도어 시장 ‘포화’ 경고

2013-01-30     김미선 기자

아웃도어 전성시대다. 경기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많은 패션업체가 ‘할인전략’을 꺼내들고 있지만 아웃도어만은 여유만만이다. 특유의 기능성에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입힌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편에선 아웃도어 시장마저 ‘레드오션’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우유업체 매일유업이 아웃도어 시장을 노린다. 자회사인 유아용품업체 제로투세븐을 통해서다. 지난해 말 코스닥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제로투세븐은 2월 중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여기서 모은 공모자금으로 아웃도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게 매일유업의 계산이다. 제로투세븐 관계자는 “올겨울 아동용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할 계획”이라며 “4월이면 브랜드의 자세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유업뿐만이 아니다. 많은 기업이 아웃도어 시장문을 두드리고 있다. 외국 유명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최근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과 국내 판권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등산전문 브랜드 블랙야크 제조회사인 동진레저는 미국 아웃도어 인기 브랜드 마모트와 10년 장기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아웃도어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글로벌 불황에도 시장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아웃도어 업종의 시장규모는 2009년 2조원에서 2012년 5조원으로 2.5배가 됐다.

김민자 서울대(패션학) 교수는 “국내 라이프스타일이 선진국과 닮아 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익스트림 스포츠웨어에 집중하던 아웃도어 업체들이 트레킹ㆍ캠핑ㆍ사이클 등 도심형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 스타일로 진화를 꾀한 것도 성장의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 아웃도어 업계는 기존에 비해 컬러풀하고 믹스매치가 가능한 디자인의 아웃도어 웨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아웃도어 웨어의 장점인 기능성은 살리면서 젊은 감각까지 입힌 것이다. 여성을 위한 아웃도어 웨어도 출시되고 있다. 레깅스나 여성의 보디라인을 살린 슬림핏의 핫팬츠가 대표적 제품이다. 그렇다고 아웃도어 시장의 미래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시장규모는 성장할지 몰라도 업체별 이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수많은 기업이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블루오션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012년 한해에만 제일모직(빈폴아웃도어)ㆍ형지(노스케이프)ㆍ세정(센터폴) 등 15여개 업체가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했다. 최근 시장에 진출한 패션기업이 독특한 콘셉트의 아웃도어 웨어를 출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2월 브랜드를 첫 론칭한 제일모직의 ‘빈폴아웃도어’는 아예 처음부터 브랜드 콘셉트를 ‘어반(도시) 아웃도어’로 잡고 젊은층과 여성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봄여름(SS) 시즌 때 가장 잘 팔린 제품은 기능성 트렌치코트였다. 빈폴 관계자는 “불황이다 보니 기능성 측면을 살리면서 일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웨어가 각광 받고 있다”며 “레드오션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아웃도어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새로운 콘셉트로 무장하고 시장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itvf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