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쾌락적 성문화는 ‘탈선’
[곽대희 性 코너]
프랑스는 예술과 문화의 선진국일 뿐만 아니라 섹스문화도 한발 앞서있다. 1세기 전 파리의 유명소설가•미술가•음악가들이 매독으로 집단 사망한 것은 알고 보면 문란한 섹스문화의 광범위한 보급이 원인이었다.
취재기자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버젓이 배우자가 있음에도 다른 여자에게 성적 호기심을 보이는 것은 프랑스인의 보편적 성향이라고 한다. 정확한 철자는 잘 모르겠지만 프랑스에는 ‘고큐’라는 생소한 단어가 있다. 프랑스의 문화를 ‘고큐’라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한다. 그래서 프랑스의 남편들은 절대 아내를 독점적으로 차지할 수 없다는 별난 인식이 생겼다고 이야기한다.
아내의 외도 인정하는 프랑스 남자
여기에도 등급이 있어서 가장 불량한 것은 아내가 바람이 나면 짜증을 내는 남자다. 이런 사람은 조소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만약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범한 태도로 ‘재미있게 놀아라’고 말해야 도량이 넓은 남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는 이런 왜곡된 사회풍습으로 아내와 함께 무도회에 초대됐을 때 다른 사내가 춤을 추자고 손을 내밀어도 불쾌하게 여기면 안 된다. 말하자면 무도회는 아내에 대한 다른 사내들의 품평회가 되는 기회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내를 아파트 단지에 가둬놓고 외간 남자의 유혹의 손길이 닿지 않도록 차단한다. 그런 타이트한 봉건주의 여성관으로 인해 ‘임마뉴엘 부인’같은 영화를 남자들은 마음대로 보면서 여성에게는 관람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여편네가 그런 점잖지 못한 영화를 보려고 그래’라고 외치는 것이 상례라는 얘기다.
외국의 불륜 소설을 보면 외도를 한 부인은 반드시 남성편력을 갖는다. 여기서 진일보하면 소설 「율리시즈」 타입이 되는데, 여자가 다른 사내와 밀회하는 동안, 그 남편은 그 작업이 종료될 때까지 하루 종일 집밖에서 떠돈다. 알면서도 아내의 감미로운 정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 남편의 심리가 묘하다. 당연히 분노해야 할 것인데, 도리어 잠자고 있던 성욕이 용암처럼 끓어오르면서 자신도 외도의 파트너를 찾는 쪽으로 소설은 진화한다. 실제로 유럽 문화권에서는 성생활을 삶의 윤활유처럼 생각한다. 성은 남성이 독점적 권리를 가진 게 아니라 부부가 쾌락을 증가하는 방법으로 여긴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남성이든 여성이든 섹스를 누구와 하든 별 상관이 없다.
그 실례가 3P 플레이라는 섹스 형식이다. 부부가 부로뉴 숲을 드라이브한 후, 섹스 파트너를 소개하는 클럽에 가서 3P 플레이의 다른 한 사람의 남자 파트너를 물색한다. 그런 섹스를 하면, 남자는 너무 쉽게 흥분해 광적인 섹스 플레이를 연출한다고 설명한다. 이런 방식의 섹스를 하고 나면 부부 사이에선 숨김 없는 고백이 오가게 된다.
한국에도 침투한 이색적 성문화
그러나 이런 취향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성반응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여성은 그런 쾌락에 심취하는 게 곤란할 것이다. 워낙 유교적이기 때문에 남자든 여자든 그런 쾌락적 접근방법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 섹스를 완전 개방한 일부 국가에서 일어나는 쾌락적 성교섭은 탈선적이라고 보는 게 정상
이다. 하지만 부부가 별도의 연인을 두고 변형된 섹스를 하는 이색적 성문화가 우리나라의 일부 계층에 침투해 있는 게 사실이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내에게 외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도 성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욕심 때문은 아닐까.
곽대희 곽대희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