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여유 없는 韓, 총저축률 30년來 최저치

소득증가율 감소와 저금리 기조가 원인

2012-12-12     심하용 기자

올해 3분기 우리나라 총저축률이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경기침체 여파로 국민의 소득증가율이 크게 떨어진데다 저금리기조로 저축을 할 유인이 없어진 탓이다.

12월 12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저축률(원계열 기준)은 3분기 기준 30.4%를 기록했다. 이는 1982년 3분기의 27.9%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졌던 2008년과 비슷한 수치다.

총저축률은 총저축(개인ㆍ기업ㆍ정부 저축의 합)을 국민 총처분가능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총저축률이 낮아지면 국내에서 투자자금을 충분히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개인저축률이 빠르게 감소했다. 총저축률이 최고치였던 1988년 개인저축률은 18.7%로, 총저축률에서 개인저축률이 차지하는 비중(46.2%)은 절반에 육박했다. 그러나 1991년(18.5%)부터 내리막을 거듭해 2011년에는 4.3%까지 떨어졌다. 개인저축률이 작년 총저축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5%에 불과했다.

총저축률이 이같이 떨어진 것은 연평균 가계소득증가율이 하락해 개인들의 저축 여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연평균 가계소득증가율은 1980년대 17.0%, 1990년대 11.9%, 2000년대 5.9%로 둔화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제 소득증가 정도는 이보다 낮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저축 동기를 약화시키는 데 한몫을 했다. 올해 7월 기준금리가 인하된 이후 예금상품의 금리는 2%대에 머물고 있다.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익률에 개인들이 대체투자수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저축률을 늘리기 위해서는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국내경제 성장전망이 불투명해 당장의 금리인상은 어렵다”며 “대안으로 저축을 장려하는 세제상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itvf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