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 걱정하면서 ‘건설공화국’이라니…

한필순의 易地思之

2012-11-21     한필순 더 스쿠프 편집위원

평균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제조업보다 1.6배 높다.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소프트웨어 산업이 제조업보다 1.6배 인력고용을 더 많이 한다는 뜻이다.

실업률이 최근 들어 지난해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가 이 사실을 말해준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청년 실업률이 유난히 높은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여러 이유가 있다. 청년을 수용할 수 있는 적합한 일자리가 없어서다. 3D 업종은 외국인 근로자가 차지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쉽고 부가가치 높은 일자리를 찾는 이유도 한몫 한다.

자동화로 인력 줄이는 제조ㆍ건설
문제는 우리나라의 취업률이 업종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의 경우 일시적으로 취업자가 증가하지만 다른 업종은 줄고 있다. 그렇다고 제조건설업이 일자리 창출에 영원히 기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업종의 취업률 상승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 이제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제조건설 업종의 특성은 경영효율성을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이익을 극대화하는 업종이라는 얘기다.

경영효율성이란 무엇인가.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고 자동화를 통해 인력은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산업이다. 자동화를 위해 기계 몇 대 더 사서 배치하면 끝이라는 것이다. 굳이 사람한테 투자할 이유가 없다.

이런 맥락에서 제조건설 업종에 기대기보다는 서비스업을 육성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의 취업유발계수가 제조업에 1.6배 높다.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소프트웨어 산업이 제조업보다 1.6배 인력고용을 더 많이 한다는 뜻이다. 소프트웨어 산업 분야는 지식서비스업에 대표적인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고용유발계수는 생산물 단위 하나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력을 말하는 ‘고용유발계수’ 역시 소프트웨어 산업이 크다.

취업유발계수든 고용유발계수든 간에 소프트웨어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고용창출 능력이 많은 산업인 것만은 분명하다. 확실한 건 제조건설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일자리 양산하는 소프트웨어 산업
현재 소프트웨어 산업을 비롯한 국내 지식서비스산업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다. 최근 UN의 전자정부평가에서 국내 지식서비스산업 분야는 2년 연속(2011ㆍ2012)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정작 생산과 수출실적은 미미하다. 지난해 지식서비스산업 분야의 수출 규모를 보면 13억 달러에 불과하다. 국내 전체 수출 대비 0.024%다. 기껏해야 자동차 몇천대를 수출한 수준인 것이다.

이런 결과는 소프트웨어 산업과 같은 지식서비스산업의 밑바탕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책적 이해가 부족하거나 관심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이제는 과거에 정부가 제조건설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했듯이 이제는 소프트웨어 산업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할 시기다.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이 경제도 살리고 고용도 늘리는 길이다. 지금은 소프트웨어 육성으로 신디지털 시대에 대응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