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낼수록 의혹투성이, 영광 원전 재가동 되나
영광 5호기 12월 중 재가동, 안전은 장담 못 해
한국수력원자력이 ‘가짜 부품’ 사태로 가동을 중단했던 영광 원자력발전 5호기를 빠르면 12월 초에 가동할 전망이다. 영광 5·6호기는 부품의 90% 이상이 안전성 검증이 안 된 가짜 부품으로 드러나 올해 연말까지 발전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한수원은 동절기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5·6호기의 재가동을 앞당기기 위해 부품 교체작업을 서둘러 진행했다. 5·6호기 중 하나라도 먼저 가동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한수원 측은 11월 11일 “미국에 부품 구매 태스크포스팀을 급파해 교체 필요 품목 201개 중 193개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며 “11월 25일부터 입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품 입고와 함께 교체작업에 들어가면 12월 초까지는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한수원은 기대하고 있다. 부품 교체작업이 마무리되면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제출한 현장 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가동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영광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가동 중지 이후 10월 18일부터 계획예방정비를 받아온 3호기 제어봉 안내관에서 최대 5.38cm 길이의 균열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서다. 제어봉은 우라늄의 연쇄반응을 조절하는 장치다. 안내관은 제어봉이 원자로 노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배관으로 원전의 핵심부품이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제어봉 안내관은 노심과 연결해주는 부분의 손상된 틈으로 제어봉 주변의 뜨거운 물이 흘러들어간다면 방사능수증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서균렬 서울대 교수는 “해외에서도 원자로 덮개 부분에 균열이 있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3호기 제어봉 안내관의 균열 사실은 11월 3일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에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비파괴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지식경제부가 영광 원전에 가짜 부품이 납품된 사실을 밝혔던 11월 5일에도 이런 내용은 없었다. 또 다시 사실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는 이유다.
이번 사실은 11월 9일 유은혜 민주통합당(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의원이 “영광 3호기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제어봉 안내관이 손상된 것을 원자력안전기술원을 통해 확인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히면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영광 3호기는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정지 상태였으므로 언론에는 밝히지 않고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보고했다”며 “은폐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현재 영광 3호기로 인해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itvf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