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ㆍ전선에만 올인, 초심 찾자 수익성

[Cover 파트2] 부활 초석 마련한 대한전선

2012-10-26     박용선 기자

“줄여야 산다.” 몸집을 대폭 줄인 대한전선의 수익성이 날로 개선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핵심사업이었던 전선ㆍ전력을 중심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대한전선의 ‘군살 빼기 전략’을 살펴봤다.

한전선그룹은 1950년대 재계 5위에 올랐던 대한그룹의 후신이다. 대한전선은 1970~1980년대 그룹 주력인 전선ㆍ전력사업을 중심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레저ㆍ건설 등 무리한 사업 확장을 추진한 게 화를 불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유동성 위기가 터진 것이다.

대한전선은 서서히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대한전선은 현재 재계 40위(공기업 제외)다. 62년 만에 무려 35단계 하락한 셈이다.

최근 대한전선은 ‘과거 영광 찾기’에 나서고 있다. 전략은 군살 빼기다. 2009년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대한전선은 주력인 전선 사업은 강화하는 반면 비非핵심사업은 매각했거나 매각 중이다. 한국렌탈ㆍ대한STㆍ무주리조트ㆍ대한리치ㆍ선운레이크벨리 등 부실 계열사의 지분은 깔끔하게 정리했다. 올해 현재 대한전선의 실질적인 핵심 계열사는 대한전선ㆍ대한광통신ㆍTEC앤코ㆍ대한시스템즈 등이다. 모두 전선ㆍ전력ㆍ통신관련 계열사들이다.

이런 ‘군살 빼기’ 전략은 알찬 열매를 맺고 있다. 대한전선은 올 3분기 매출 4983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80.64%나 증가했다. 몸집은 줄어들었지만 수익성은 크게 향상됐다는 얘기다. 대한전선은 올해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477억원)보다 약 6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대한전선은 실적개선을 통해 안정적 경영의 발판을 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000억원의 영업이익은 차입금의 이자를 맞먹는 수준”이라며 “내년부터는 채권단에 의존하는 형태가 아닌 홀로서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의 차입금은 1조7000억원고, 이자비용은 약 1000억원이다. 대한전선은 이를 채권단에게 빌리며 그룹을 운영했다. 이제는 외부자금의 도움 없이도 회사가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대한전선 부활의 중심에는 설윤석 사장이 있다. 고 설원량 회장의 장남인 설 사장은 젊은 리더답게 직원들을 격려하며 사기를 북돋아 주곤 한다. 설 사장은 최근 열린 3분기 경영실적 보고회에 참석해 “올해 해외 수주량이 현격하게 늘고,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며 “우리가 함께 힘을 합쳐 올 연말을 잘 마무리하면 내년부터는 걱정없이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2004년 설원량 회장 타계 후 대한전선 영업팀 과장으로 입사한 설 사장은 2008년 상무, 2010년 1월 부사장, 12월 부회장 등 초고속 승진을 했다.하지만 올해 2월 아직은 선배들에게 배워야 할 게 많다며 스스로 직급을 사장으로 낮췄다. 설 사장은 현재 전문경영인과 머리를 맞대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특히 재무구조개선과 이후 그룹 부활 시나리오를 짜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룹 몸집을 줄이고, 전선ㆍ전력 등 핵심사업을 강화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줄여야 산다.” 현재 설 사장과 대한전선이 펼치고 있는 경영전략이다. 
 
박용선 기자 brave11@thescoop.co.kr|@itvf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