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性 해석의 산물
곽대희 性 코너
우리들 인간의 성생활이 오늘날과 같이 타인의 간섭을 받지 않고 거기에서 생산되는 쾌락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인류초기의 섹스는, 그것에 기교를 부릴 만큼 그 노하우에 대한 전문적 지식 없이 본능의 지시대로 오직 사정한다는 명제命題에 전신의 기운을 경주했다.
교미는 단지 경쟁자에게 강탈당하지 않도록 전 과정을 남보다 신속한 시간에 완수한다는 단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바꾸어 말하면, 포획한 육류를, 날고기 형태로 위장 속에 신속하게 주워담는 운동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형태였다.
차츰 인간의 지능이 개선되면서, 섹스 시간의 연장으로 쾌락을 질적 양적으로 제고提高하고, 암놈 쪽에서 감로수 같은 분비물이 펑펑 쏟아지도록 만드는 테크놀로지가 발동하면 좀 더 쾌락한 섹스가 될 수 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인지의 발달로 섹스 방식은, 요리방법 여하로 그 맛을 드높이듯 남녀의 침실에서 교환되는 술기術技 여하에 따라 미각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굶주린 상태에서 먹이를 꿀떡 삼키듯 해치우던 섹스가 기교 여하에 따라 풍요로워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된 것이다. 성 문화의 새로운 발전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이렇게 남다른 섹스의 미각을 맛보게 되면서, 배우자가 제공하는 풍족하고 우량한 식품조달을 노리고 여자들은 제각기 섹스의 쾌락을 배가 시키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생활을 안정시켰다.
중세 유럽 사회를 통치했던 기독교 사회에서는 성행위에 어느 정도 제한을 가하지 않고 방치하면 섹스의 약탈로 인한 사회불안이 통제불능에 빠질 것을 두려워했다. 그리하여 생각해 낸 성행위의 윤리가 다음과 같은 규제에 충실하라는 것이었다.
생식행위生殖行爲로써의 섹스를 제외하고, 정욕을 참지 못하고 아내를 품에 안았다면 간음이라고 설파하고 마음에서 색정을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 불순한 욕구는 길거리의 창녀들에게서 해소하라는 우스꽝스러운 명령이 국민들에게 하달되었다.
여성을 악의 유혹의 근원으로 보는 사상에 의해서 교회의 권력을 개개인의 가정 내부에 까지 침투, 시시콜콜 간섭하게 만들었다. 부부간에도 후손을 이어갈 자식 생산이 아니라면 에로틱한 성행위가 전적으로 금지되었다. 개인의 내면, 즉 생식생리를 고려하지 않고 그 육체를 제도적으로 구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지나치게 간섭하는 교회의 율법에 항거하는 일부 계층의 사람들 사이에서 이상한 성애가 탄생하기 시작했다. 법망을 피하기 위해서 남색이나 자위행위 같은 도착된 성문화가 서민 사회에 서서히 퍼져 나갔다. 이것을 기성종교 문화를 뒤집어놓은 ‘反카토릭문화’라고 말하는데, 그 저류低流에는 인간의 본능과는 상반되게 강요하는 절제된 생활이 깔려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즉 생식을 겨냥한 섹스만 허락한다는 성윤리는 종교 내부에서부터 반란을 불러 왔다.
그런 경직된 사회 속에서, 12세기에 돌연 궁정풍기사도宮廷風紀使徒 연애가 저절로 탄생했다. 이것은 벌거벗은 귀부인을 품에 안고 있는 상태라도 최후까지 일정한 선은 넘어서지 않는다고 하는 수신교과서修身敎科書 같은 내용으로 꾸며져 있었다.
실제로 아내가 남편 이외의 남성과 어떤 방식으로 교섭하는 가를 가르치는 이상한 내용의 규범서적도 출간되었다. 즉 남편이 인정하는 남편 이외의 사내하고 벌이는 스킨십은 용인된다는 이상한 불륜이 보급되었다. 여기에서 유럽사회의 간통문화가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비록 완전한 성행위에는 이르지 않으면서 그것에 근접한 쾌락을 안겨주는 애무행위는 용인한다는 내용이다. 남녀 양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섹스 기구가 등장한 것도 이런 성생활의 이상기후가 만들어낸 발명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