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원인 모를 땐 “등부터 문질러라”
최영국 박사의 ‘한방경제’ | 아이 잘 기르는 10가지 방법
2012-10-01 더스쿠프
그 중 등을 따뜻하게 해주라는 말이 제일 먼저인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등은 척수를 통해 오장육부와 우리 몸의 각 기관에 연결되는 자율신경계통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자율신경계통은 다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눠져 내장활동•심혈관•호흡•소화•분비 및 생식기능 등의 무의식적인 자동 조절기능을 수행한다. 등을 따뜻하게 해주라는 말은 바로 이 자율신경을 강화시켜 주는 것을 의미한다.
어린아이가 놀라거나 추위를 잘 탈 때, 배가 아프다고 하거나 체했을 때, 감기에 걸려 콧물이 흐르거나 열이 펄펄 날 때, 식은땀이 나거나 짜증을 낼 때에도 등을 손바닥으로 문질러 주면 좋아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서 자율신경이 허약한 어린이를 보면 밥 먹기를 싫어하거나,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자주 체하며, 복통을 자주 호소하고, 혹 토를 심하게 하거나, 추위를 잘 타고, 쉽게 감기에 걸려 비염•축농증•기관지염•천식 등으로 발전하고 잘 놀란다.
매사에 자신감이 없고 손, 발에 땀이 나면서 허물이 벗겨지고 손바닥, 발바닥이 발개진다. 또 신경이 날카로워 짜증을 많이 내고, 공부를 해도 정신집중이 잘 안 되며 포용력이 적어 친구 관계도 잘 유지하지 못한다.
요즘 지능지수 대신 감성지수로 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한다고 하는데 자율신경이 허약하면 감성지수 또한 높을 수가 없다. 어른의 병도 고치기 어렵지만 어린이 병이 더욱 어려운 이유는 오장육부가 튼튼하지 못 할 뿐 아니라 혈기가 왕성하지 못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하고, 맥이 뛰는 것과 숨을 쉬는 것이 털과 같이 약해 허해지기도, 실해지기도 쉽기 때문이다. 또 몸이 쉽게 싸늘해지거나 열이 나고 아파도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병의 원인을 자세히 파악해 치료하지 않으면 실수할 때가 많다.
원인을 잘 모를 때에는 우선 등을 문질러 주는 것이 좋다. 등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은 영•유아들의 경우 척추의 양 횡돌기(족태양방광경 제1선)를 둘째와 셋째 손가락을 이용해 적당한 압력으로 위•아래로 문질러 주고, 소아 이상은 손바닥으로 등을 고루 문질러 따뜻한 기운이 돌게 하는 것이다.
아침•저녁으로 잠을 재울 때와 깨울 때, 또한 식사를 한 후에 잠깐씩 해주는 것이 좋다. 자율신경을 강화시켜 주는 처방으로는 마르고 열이 많은 아이는 가미사륙탕加味四六湯, 신경이 날카롭고 밥을 적게 먹는 아이는 가미귀비탕加味歸脾湯, 성장 발육이 처지는 아이는 보아탕補兒湯을 먹이는 게 좋다.
최영국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