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가게까지 삼키는 어린애 같은 재벌
2012-09-25 더스쿠프
영혼의 리더를 지칭하는 CSO (Chief Spiritual Officer)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른이 돼야 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어른의 첫째 의미는 나이나 지위, 항렬이 높은 윗사람을 말한다.
단순히 나이나 지위가 많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가 많아진 만큼 그리고 지위가 높은 만큼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가 많은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을 인정하고 수용해야”
어른은 노인의 다른 말이다. 중국어에 선생님을 노자老者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경로사상도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루살이는 하루만의 속성과 성질을 알지만 장수하는 노인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은 긴 세월을 살아오면서 삶의 노하우가 쌓였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 많다. 그래서 노인이나 상사에게 여쭤보면 과거의 경험에 비춰 처신해야할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그들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육체적으로는 쇠잔해져 힘이 없어졌지만 삶의 지식과 지혜는 더욱 원숙해진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 세상이 도래한 요즘에는 젊은이의 지식이 노인과 상사보다 풍부해졌다. 더 많은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을 많이 해서다. 그러니 구태여 노인과 상사를 통하지 않고도 지식을 얻을 수 있기에 그들은 노인공경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닐까.
젊은이의 경로사상이 없다고 노인들이 분개하기 전에 과연 어른들이 학습하고 지식과 지혜를 갖고 있는지 반성해봐야 할 것 같다.
어른의 둘째 의미는 결혼을 한 사람을 말한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남자와 여자, 다시 말해 서로 다른 이성이 만나 하나를 지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식수준이 낮은 사람은 서로 다른 것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배척한다.
그러나 성숙한 사람은 자신의 것에만 머물지 않고 다른 성질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먼저 다가서기를 원한다. 그러면 제3의 존재, 다시 말해 자녀가 탄생하듯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한다. 그래야 당대로 끝나지 않고 지속성장을 할 수 있다. 지속성장을 꾀할 수 있는 자는 그래서 어른이다.
이처럼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다른 것을 수용하고 나아가 사랑할 줄 알며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출신 지역이나 학교가 다르다고 해서 반목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자가 어른이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지만 종교•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원수 취급하는 자는 진정한 어른이 아니다.
어른의 셋째 뜻은 다자란 사람이다. 다 자랐다는 것은 씨앗이 자라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다가 다시 열매를 맺게 됐다는 뜻이다. 그동안 온갖 과정을 다 거쳐 홀로 서기를 할 수 있고,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세를 키워 다음 세대까지 준비한 수준이라는 말이다.
어른이 돼서도 할 일은 안하고 다른 사람에 기대려한다면 어른이 아니다.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벼가 고개를 숙이듯, 열매가 많이 달린 나뭇가지일수록 땅으로 낮추듯, 자신의 것을 다 이뤘음에도 거만하지 않고 겸손한 사람이 어른이다.
빼앗기 보다는 나눌 줄 아는 리더
리더십의 의미로서 어른을 정의해보자면 지식과 지혜가 풍부하며,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해 서로 어울리며 지속성장을 도모하는 사람이다. 또 안으로는 성숙되고 밖으로는 겸손한, 자신의 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다.
최근 평균수명이 늘어나 노인은 많아졌으나 진정한 어른은 드물다. 소득수준이 늘어나 개인의 재산이 많아지고, 작은 기업이 재벌로 성장했음에도 아직도 다른 사람의 호주머니만 노리고 구멍가게마저 집어 삼키겠다는 어린이 같은 자본가가 많다. 빨리 어른스런 개인과 기업으로 성숙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