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 Z세대, 그들은 외계인이 아니다

Z세대 분석

2019-08-02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베이비붐 세대, X세대, Y세대들은 Z세대를 외계인 보듯 한다. 바로 이전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마저 그렇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게 그 이유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과연 그럴까. 베이비붐 세대, X세대, Y세대는 그렇지 않았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Z세대를 분석했다. 김경자 교수의 探스러운 소비학을 넘겨보자. 

Z세대가 소비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Z세대는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로, 유년시절부터 모바일 디지털 환경과 소셜 미디어에 노출된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ㆍ스마트폰을 신체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 세대다.

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경제적 가치를 우선시한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고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며, SNS나 1인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전 세대들은 Z세대가 외계인만큼이나 낯선 세대라고 말하곤 한다. 선호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다르고 그것을 비교하고 선택하고 소비하는 방식마저 다르다는 거다.

예를 들면 이렇다. Z세대는 내 집이 없어도 외제 자동차나 값비싼 피규어를 사고, 브랜드나 내구성보다 디자인이나 개성을 보고 제품을 선택한다. 광고나 인터넷 커뮤니티보다 유튜버의 추천을 신뢰하고, 다 함께 소비하기보다 혼자 놀고 혼자 먹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Z세대는 정말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이해하고 예측하기 힘든 소비자일까. X세대나 Y세대, N세대, G세대, 밀레니얼 세대 등 지금까지 만들어진 많은 세대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그 대답은 흥미롭다. 놀랍게도 이들 세대 간에는 다른 부분보다 같은 부분이 훨씬 많다. 앞서 언급한 Z세대의 주요 특징들은 이미 이전의 새로운 세대를 설명할 때 여러 번 반복해서 언급됐던 것들이다.

한 사회의 가치나 규범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변하더라도 점진적으로 변화한다. 산업이 발전하면 집단이 아닌 개인 단위의 생존이 가능해지고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확산된다. 경제가 성장하면 가격이나 내구성보다 개인의 감성과 경험을 고양시키는 서비스가 더 주목받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변화는 살아온 환경이 다른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완만하게 나타난다. 우리를 당황하게 만드는 Z세대의 특징과 소비행태는 이미 오래전에 시작됐다. 현재 점점 확산되고 있지만 경제적ㆍ기술적ㆍ사회적 변화를 감안하면 당연한 변화다. 기술ㆍ경제가 발전하고 유통ㆍ미디어 환경이 달라지면 소비양상과 가성비의 판단기준이 달라지는 것뿐이다. 

과거엔 멋진 가방을 자랑하기 위해 직접 만났다면 이젠 모바일 SNS를 통해 자랑한다. 또 예전엔 명품이나 비싼 내구재를 일부 사람들만 가질 수 있었지만 이젠 다수가 가질 수 있게 되자 소비자들이 차별화된 새로운 지위의 상징을 찾아나섰다. 

Z세대가 베이비붐 세대와는 많이 다르더라도 그 중간 세대들을 탐구하면 그들이 추구하고 움직이는 방향을 충분히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다. 경제발전과 인구구조의 변화, 그리고 기술과 유통ㆍ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시장을 어떻게 바꾸는지 잘 살펴보라. 선진국 시장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찾아낼 수 있다.

Z세대도 베이비붐 세대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가진 다양한 욕망을 갖고 있다. 안전감과 소속감을 원하고 타인의 인정과 존중을 원한다. 성취감과 재미도 추구한다. Z세대는 베이비붐 세대가 이해하지 못할 외계인이나 신인류가 아니다. 
김경자 가톨릭대 소비자학과 교수 kimkj@catholic.ac.kr | 더스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