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대그룹 지분 4% 돌파

총수 지분 2배 넘어서…현대차그룹 6.53%, 삼성그룹 6.00%

2012-09-19     심하용 기자

국민연금이 보유한 10대 그룹 상장사의 지분율이 사상 처음으로 4%를 넘어서면서 총수 지분율의 두 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월 1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10대 그룹 상장사 93개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평균 4.1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말 3.66%보다 0.4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면 10대 그룹에 대한 총수 지분율은 같은 기간 2.08%에서 1.98%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연금 지분율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10대 그룹에 대한 국민연금 그룹 지분율상승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진 국민연금이 주식 비중을 확대하면서 대형 우량주를 적극적으로 매수한 결과다. 현재 세계 4위 규모인 국민연금은 3위인 네덜란드연금(ABP)를 곧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10대 그룹 중 한화그룹을 제외한 9개 그룹의 지분을 늘렸다. 현대차그룹 상장사 지분율은 4.97%에서 6.53%로 1.53%포인트 급상승했고, 그 외 그룹은 삼성그룹(6.00%)현대중공업(5.55%), 한진(5.00%), SK(4.95%), GS(3.25%), LG(3.05%), 롯데(2.83%), 두산(1.39%), 한화(1.02%)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특히 10대 그룹의 핵심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을 5%이상으로 크게 늘렸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10대 그룹 상장사도 지난해 43개사에서 올해 48개사로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지분이 6.59%까지 늘어났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 삼성SDI, 호텔신라 등은 10%에 육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은 7% 수준으로 상승했다.

국민연금의 10그룹 상장사에 대한 지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국민연금의 지분 확대를 가로막고 있는 ‘10%룰’ 완화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10%룰이란 기관 및 개인이 특정 기업의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경우 단 1주라도 지분변동이 있으면 해당 내역을 5일 내에 공시하도록 하는 규정이다.

국민연금의 대기업 지분이 확대되면서 주주로서의 권한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올해 대선의 최대쟁점중 하나가 ‘경제민주화’와 연계돼 재벌총수의 지배구조를 제한할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심하용 기자 stone@thescoop.co.kr|@itvf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