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회장 트위터 창업자 몰래 만난 이유

[단독] GPS 결제시스템 도입하는 스타벅스

2012-09-18     김미선 기자

스타벅스의 회장 하워드 슐츠가 느닷없이 작은 모바일 결제시스템 업체 CEO에게 ‘만나자’고 연락했다. 이 CEO는 트위터를 만든 잭 돌시였다. 수많은 모바일 결제 시스템 업체의 러브콜을 번번이 퇴짜 놨던 슐츠가 무슨 생각으로 돌시를 찾아갔을까. 여기에는 별다방의 치밀한 성장전략이 숨어 있다.

스타벅스의 디지털사업을 책임지는 담당자가 회사 CEO이자 회장인 하워드 슐츠에게 이런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모바일 결제시스템 업체 스퀘어의 경쟁력이 뛰어나다. 한번 만나볼 필요가 있겠다.”

스퀘어의 CEO는 트위터를 만든 잭 돌시. ‘모바일 결제시스템’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한 돌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제법 유명인사가 돼 있었다. 신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결제시스템이 히트를 친 덕분이었다.
스퀘어의 모바일 결제시스템은 스마트폰만 있으면 카드리더기가 없어도 모든 게 해결된다. 스마트폰 이어폰 단자에 별도의 리더기를 연결해 신용카드를 읽을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신용카드 결제시스템을 도입하기 어려운 트럭이나 노점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스타벅스에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적용하려던 슐츠는 스퀘어의 기술력에 매료됐다. 그가 스퀘어의 CEO 잭 돌시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먼저 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슐츠는 모바일 결제시스템 업체의 ‘파트너 제안’을 번번이 거절해 왔던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 사람들은 슐츠와 돌시가 만난 자리에서 도원결의를 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슐츠에겐 스퀘어의 신기술이, 돌시로선 7000개에 달하는 스타벅스의 매장이 탐났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올 8월 스타벅스는 스퀘어에 2500만 달러(약 280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투자로 스타벅스의 모든 신용카드•체크카드•모바일 거래는 스퀘어를 통해 진행된다.

스타벅스와 스퀘어, 슐츠와 돌시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스퀘어 카드 리더기 도입으로 스타벅스는 운영비용과 거래 수수료를 줄이고 모바일 결제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스타벅스는 매장마다 다른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모바일 결제 빈도 역시 적었다.
결제 수수료 조정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CNN은 “스타벅스가 계약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기존보다 낮은 수수료에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스퀘어 결제를 통한 지불 수수료는 거래 당 평균 2.7%다.

두 회사의 파트너십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새로운 결제 형태의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어서다. 스타벅스와 스퀘어는 스마트폰 GPS 서비스를 통한 자동 연결 방식의 결제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식은 이렇다. 일단 고객이 다운로드한 스퀘어 애플리케이션(앱)에 신용카드번호와 결제 데이터를 저장한 후 제휴 상점을 방문한다. 그러면 고객의 스마트폰 GPS 시스템과 상점 시스템이 자동 연결된다. 고객이 상점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고객의 정보가 자동으로 뜨는 것이다.

상점 주인은 고객의 이름을 확인한 후, 해당 정보로 주문을 처리하고 고객은 휴대전화를 꺼낼 필요 없이 주문을 하고 결제를 하면 되는 식이다. 스퀘어는 뉴욕에 있는 카페 그럼피 같은 소규모 사업장에서 이 같은 지불 시스템을 이미 운영 중에 있다.

스퀘어는 카드리더기 없이 앱을 다운 받은 후 스마트폰 이어폰잭에 별도의 카드리더기를 장착해 사용하는 ‘모바일 카드 단말기’를 제공하고 있다. 스퀘어의 지불 시스템은 별도의 카드리더기 없이도 스마트폰과 소형 카드리더기만 있으면 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결제 수수료도 2.75%에 불과해 미국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스마트폰에 장착하게 되는 카드 리더기는 아이폰의 10분의 1 정도 크기밖에 하지 않아 휴대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김미선 기자 story @ thescoop.co.kr | @ itvf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