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공 닮은 주가 랠리 “지수 털고 종목 보라”

코스피 조정국면, 투자 어떻게…

2012-09-14     김정덕 기자

코스피 지수가 대외변수에 따라 냉•온탕을 오락가락하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 해소를 알리는 청신호가 울리고 있는데도 시장은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눈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방향이 아직 뚜렷하지 않아서다.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8월 17일 1954포인트를 찍은 뒤 1900포인트를 기준으로 바닥을 다지고 있는 듯하다. 냉탕과 온탕의 끝은 어디일까. 9월 6일 코스피는 1874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하락장’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남유럽발 위기 극복 가능성이 구체화 되면 상승세로 전환 할 것이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7월 시작된 남유럽 재정위기가 서서히 막을 내리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노근환 연구원은 “최근 조정은 8월 상승에 대한 부담 때문”이라며 “유로존 해결이 늦어지고 2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진 것도 이유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금융위기 관련 정책 발표를 앞두고 있다. ECB의 시장개입은 분명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정책은 3년 이하의 국채의 무제한 매입, 불태화 조치 병행이 유력하다. 불태화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시중에 풀었던 유동성을 다시 흡수하는 정책이다. 미 연준이 장기국채를 사들이고 단기국채를 매도해 시중 금리를 조절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대표적인 불태화 방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 국가들의 금융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실체가 시장 기대치에 얼마나 가까운가에 따라 상승폭이 결정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예상 수준에 그쳤던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총재의 잭슨홀 연설 내용에도 경기부양 기대감은 여전하다. ECB의 발표 후 반응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의 최근 흐름을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이해가 쉽다. 1880대의 지지선을 중심으로 아래꼬리가 긴 양봉패턴을 보이고 있다. 분위기 전환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추세와 단기 반등탄력을 가늠할 수 있는 이동평균선인 120일, 200일선까지 회복했다. 수급 측면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지만 ECB 발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1950포인트까지 상승 여력은 갖췄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 엔진 중국의 경기부양정책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중국의 실망스러운 경제지표가 공개된 상황에서 정부가 통화정책 완화와 경기부양책을 꺼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이라면 글로벌 금융 시장이 안정적인 흐름으로 이어지고, 코스피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지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물타기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다. 지수보다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유럽 ECB 금정위 등 대외 이벤트와 쿼드러플 위칭데이(주가지수선물과 주가지수옵션, 그리고 개별주식옵션과 개별주식선물의 만기가 겹치는 날), 금통위 금리결정이라는 국내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정책 기대감의 현실화 여부, 프로그램 매물압력에 대한 경계심리를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형 객원기자 jaykim@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