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OOK Review 눈 탐험] 카메라 뺨치는 사람눈의 능력
알면 알수록 신비한 눈의 탐험
신간 「눈 탐험」은 일상적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눈’에 숨은 뜻밖의 사실을 이야기한다. 주제는 평범해 보이지만 흥미로울 수 있는, 낯설거나 잘 밝혀지지 않아서 신비로울 수 있는 눈의 몇가지 현상이나 사실들이다. 새로운 관점에서 눈을 해석하고, 조금 더 깊게 눈 속으로 파고 들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눈의 탐험이다.
이 책은 우리 눈이 구조적 결함에도 엄청난 시각정보 처리능력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우리 눈은 태양광 중에서도 아주 좁은 대역인 가시광선밖에 보지 못한다. 그럼에도 오랜 기간 누적된 그런결함을 우리는 인식하지 못한다. 눈의 시각정보 처리능력이 탁월한 이유다.”
저자는 형태를 인식하고 빠른 시간에 정보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우리 눈의 능력은 카메라 기술로는 흉내내기 힘들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날아오는 테니스 공의 구질과 방향을 순식간에 파악해 되받아 치는 선수의 모습에서 눈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눈의 능력을 로봇에 빗대 설명한다. 만약 사람처럼 테니스를 칠 수 있는 로봇을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처리해야 하는 시각 정보 양만 1초당 1GB에 달한다는 거다.
놀라운 능력을 지닌 눈을 둘러싼 현상도 흥미롭다. 같은 그림인데도 달라 보이는 착시그림, 평면 그림에서 입체감을 느끼는 매직아이의 원리, 마차바퀴를 촬영한 동영상에서 바퀴가 멈춰 있거나 거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 등의 원리를 저자는 흥미롭고 차분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에서는 다 알려졌고 다 알고는 있지만 실은 이상한 것일 수도 있는 눈의 몇몇 사실을 소개하고 설명한다. 2장에서는 조금은 이상하거나 불완전해 보이는 눈의 구조를 소개하고, 알려져 있는 정보와 함께 설명을 덧붙인다. 3장에서는 인간의 놀라운 시각 능력을 이야기하고, 4장은 우리 눈의 흥미로운 시각현상 몇가지를 소개한다. 5장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우리 눈의 신비를 다루고 있다.
눈의 각 주제별 탐험이 끝나면 저자는 그 주제를 세 문장으로 명료하게 정리한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주제는 ‘세 문장 요약’을 확인한 뒤 다음 주제로 넘어가면 좋다. 해당 주제의 ‘덧붙임’ 글도 흥미롭다. 이 책은 우리 눈의 놀라운 능력과 여전히 풀리지 않는 눈의 신비함을 알려줄 것이다. 흥미로운 눈의 탐험서,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세 가지 스토리
「우리가 매혹된 사상들」
안광복 지음 | 사계절 펴냄
오래 전부터 인류는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희망을 가져왔다. 이는 다양한 사상으로 발현됐다. 하지만 토마스 모어가 꿈꾸던 유토피아는 아직 오지 않았다. 불변의 진리인 듯한 이념들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공화주의부터 현대의 자본주의까지 살펴본다. 인류를 매혹했던 사상들을 살펴보면서, 저자는 독자들 스스로 우리 시대를 진단하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주광첸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똑같은 돌멩이여도 이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길가의 돌멩이로 여기는 사람도 있고, 이 돌로 위대한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사람도 있다. 예술가의 일은 사물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저자는 주변의 수많은 사물을 느끼고 감상하는 것으로 우리의 삶을 통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정을 거치면서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고 성찰할 수 있다고도 말한다.
「지금은 부재중입니다 지구를 떠났거든요」
심창섭 지음 | 애플북스 펴냄
우주 관련 책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꽤 어렵다. 우주 과학서는 관련 개념들이 어렵고, 언제 성사될지 모르는 현상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이에 저자는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주제를 엮어 우주 과학서를 썼다. 그는 우주 호텔 여행을 주제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우주 멀미, 우주 욕조에서 샤워하기, 지구가 보이는 전망창에서 커피 마시기 등 흥미로운 과학 현상들도 담았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