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투자전략➊ 주식] 기업 IPO 현장엔 얼씬대지도 말라

한국경제연구원 자본유출 가능성 경고 심상치 않은 코스피시장 외국인 매도세 변동성 커질 국내증시 배당주 비중 확대 선진국 비중 높이고 신흥국 비중 낮춰야

2018-10-10     윤기림 리치빌 재무컨설팅 대표

주식시장에서 금리인상은 ‘반가운 제비’가 아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질수록 외국인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지난 9월 26일 이후 국내시장의 우려가 눈덩이처럼 커진 이유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주식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으로 무장해야 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윤기림 리치빌 재무컨설팅 대표에게 금리인상기 주식 투자전략을 물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3월과 6월에 이은 세번째 금리인상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1.75~ 2.00%에서 2.00~2.25%로 인상됐다. 이로써 한국의 기준금리(1.50%)와 미국 금리의 격차는 0.75%포인트(상단기준)로 벌어졌다. 2007년 7월 이후 11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건실한 경제 기반이나 과거 사례를 고려할 때 외국인 자본의 급격한 유출 등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충분히 예상했던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의 시장 상황을 볼 때 지나친 낙관론으로 보긴 어렵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된 9월 26일 기준 우리나라 외화채권(5년 만기)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038%를 기록했다. 2007년 11월 14일 0.037% 이후 11년 내 최저치다. 이보다 앞선 14일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중 절반 규모인 5억 달러는 30년 만기 외평채다. 한국 시장의 안정성이 높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금의 70% 이상이 중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급격한 자본 유출이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근거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상황은 미 연준이 금리인상 효과가 선반영된 결과로 보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끌어올린 9월 26일 이후 ‘한국의 자본유출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같은 시기에 발간한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 지속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금리역전은 외국인투자 중에서도 주식과 채권 투자자본 유출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 자세하게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한미 금리 격차가 0.25%포인트 벌어지면 국내에 유입된 단기자본인 주식·채권 투자에서 8조원, 직접투자에서 7조원 등 15조원의 자금이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한미 금리격차에 따른 자본유출을 허투루 봤다간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렇다면 이런 시기에 주식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무엇보다 시장의 방향성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하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미국의 이번 금리인상의 배경은 ‘호황’이다. 이에 따라 미국 주가지수에 연동된 상품이나 미국주식의 비중을 높이는 건 유효한 전략이 될 수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가치의 상승도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달러의 방향성을 기반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국내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없지 않은 만큼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게 안전하다. 가시적인 성과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올 3분기 실적을 확인한 다음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의 배당수익을 노리는 것이 단기투자전략으로 유효할 듯하다.

기업공개(IPO)에 투자하는 건 유의해야 한다. IPO는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IPO 기업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신통치 않아 공모가격이 낮게 측정되면 IPO를 통해 얻을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금은 미 기준금리 인상, 미중 무역전쟁 심화, 국내 실업률 증가, 경기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다. 아무리 우량한 회사라고 해도 높은 공모가를 받기가 쉽지 않다. 올 IPO 최대어로 주목받은 카카오게임즈, HDC아이서비스 등이 IPO를 철회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시장의 조정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IPO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외국인 자본 유출 가능성 배제 말아야 

마지막으로 신흥국 주식투자는 잠시 유보하는 게 합리적이다.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긴축발작이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물론 베트남·인도 등 성장세가 꺾이지 않은 몇몇 나라는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기림 리치빌 재무컨설팅 대표 ygirim@naver.com | 더스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