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시작展] 언어, 저항의 목소리

2018다카르비엔날레 한국특별전

2018-06-22     이지은 기자

주세네갈대한민국대사관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또 다른 언어들 - 2018다카르비엔날레 한국특별전’이 지난 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18다카르비엔날레 본전시(ON)’의 특별전(OFF)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아프리카 세네갈 보리바나 미술관에서 5월 7일부터 약 한달간 개최됐다. 5개국 17인의 국내외 신진ㆍ중견 작가들의 참여했다.

다카르비엔날레는 1990년대 출발해 올해로 13회째를 맞이한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미술제다.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의 ‘옛 대법원 건물’에서 열린 비엔날레의 주제는 ‘붉은 시간’이었다. ‘성년으로 성장하는 시간’이자, ‘인류가 자신에게 새로운 힘을 부여하고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순간’을 의미한다. 비엔날레 본전시의 주제로는 ‘새로운 인류’를 선택했다.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겪은 세네갈은 인구의 약 40%가 모어母語인 월로프어 대신 불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서구 제국주의로부터 탈식민화되었으나 여전히 서구의 문화식민지’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인종 차별과 식민주의에 맞섰던 마르티니크의 사상가 프란츠 파농의 텍스트로부터 빌려온 ‘새로운 인류’는 바로 ‘탈식민화된 새로운 인간’을 말한다.

한국특별전은 다카르비엔날레의 두 주제인 ‘붉은 시간’과 ‘새로운 인류’에 화답하는 ‘또 다른 언어들’을 주제로 내세웠다. 서구 제국의 언어에 저항하는 아프리카ㆍ아시아의 언어를 통해 탈식민주의 담론을 실천하고 한국을 중심으로 한 비서구 국가들의 문화예술 잠재력과 강한 힘을 선보였다.

한국특별전의 오프닝에는 세네갈 문화부장관이 축사를 전하고 세네갈 문화계 저명인사와 각국 대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 작가들의 대거 참여로 이뤄진 첫번째 현대미술 행사인 만큼 현지 언론의 이목도 집중했다. 세네갈 주간지 ‘LE SOLEIL’는 한국특별전을 심층 보도하며 한국과 서아프리카권의 역사ㆍ문화를 상세히 소개했다.

한국특별전은 ‘훈민정음으로부터 한글까지’ ‘한글의 미’ ‘한글이 전하는 메시지’ ‘또 다른 언어들’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ㆍ전시됐다. 세네갈 문화계는 이번 특별전을 “지난 몇년간 보지 못한 놀라운 전시였다”고 평가하며, 양국의 문화교류ㆍ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