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는 꽃미남이 팔아야 불티나게 나간다
패밀리레스토랑이 광고 블루칩 내세운 이유
2012-08-16 김미선 기자
패밀리레스토랑 업계가 ‘꽃미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수현, 조인성, 송승헌, 박유천 등 광고계의 블루칩들을 모델로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꽃미남 마케팅 효과는 일단 성공적이다. 패밀리레스토랑들은 늘어난 매출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의 여성 고객 비중은 평균적으로 60~70%다. 최근 들어 남성 고객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커플 고객이다. 이런 이유로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서는 여성고객을 귀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레스토랑 선택부터 메뉴 결정권까지 여성 고객에 달려 있어서다. 패밀리레스토랑 TV 광고나 홍보 마케팅을 보면 이런 트렌드를 쉽게 읽을 수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업계는 꽃미남 스타를 새 간판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CJ푸드빌의 빕스는 최근 광고계의 블루칩 김수현을 광고모델로 발탁했다.아웃백은 조인성을 광고모델로 영입한 직후인 지난해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전년 동기비 약 120%의 매출 신장효과를 봤다. 여기에 조인성이 TV CF를 통해 광고한 겨울 한정메뉴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70%나 증가했다. 해당 메뉴는 일주일이나 앞서 조기 판매되는 이변을 낳으며 ‘조인성=완판남’이라는 수식어까지 생겼다. 최근에는 여배우 이민정을 더블 캐스팅해 조인성과 커플 모델로 내세운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아웃백 관계자는 “조인성이 스테이크를 직접 먹여주는 듯한 모습의 ‘고르곤졸라 스테이크’ 광고는 당시 여성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원래는 여름 한정 메뉴였지만 인기가 좋아 정규 메뉴로 편입됐다”고 말했다.
광고계 블루칩의 경연장 방불
빕스 역시 최근 김수현을 내세워 광고한 신메뉴 ‘브라질리언 쌈바 스테이크’로 재미를 보고 있다. 빕스는 공중파를 통해 신메뉴인 브라질리언 쌈바 스테이크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빕스 관계자는 “7월 21일부터 27일 사이 해당 스테이크 매출이 광고 방영 전 7월 14일부터 20일에 비해 약 2.5배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7월 28일부터 7월 29일 주말 사이에는 전주 대비 3.2배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며 “김수현 효과가 확실히 먹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T.G.I. 프라이데이스까지 꽃미남 홍보에 나섰다. 한창 주가가 좋은 꽃미남 밴드 그룹 씨엔블루를 광고모델로 발탁, TV와 공식 웹사이트, 유튜브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스테이크 신메뉴 ‘러브온파이어’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효과 역시 긍정적이다. T.G.I.프라이데이스 관계자는 “올 7월 18일 씨엔블루를 모델로 한 ‘러브 온 파이어 스테이크’ 광고가 방송 이후 신제품 매출액이 전체 매출 비중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꽃미남 마케팅은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여성이 선호하는 꽃미남 스타를 전면에 내세우면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간다. 모델을 활용한 신메뉴 홍보효과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다.
또 다른 이점도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 새롭게 뛰어드는 신생업체는 꽃미남 모델을 발판으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카페베네의 패밀리 레스토랑 블랙스미스가 대표적이다. 블랙스미스는 오픈 9개월여 만에 가맹점 27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블랙스미스에 따르면 현재 25개점 추가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이한 T.G.I. 프라이데이스 매장 수가 40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빠른 성장이다.
블랙스미스의 이런 성장세의 원동력은 ‘꽃미남 모델’이다. 블랙스미스는 글로벌 스타인 박유천과 송승헌을 광고모델로 내세웠다. 특히 송승헌은 가맹 1호점인 가로수길 신사역점의 점주다. 블랙스미스가 ‘송승헌 레스토랑’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패밀리레스토랑의 인지도는 빠르게 높아졌다.
동방신기 출신이자 배우인 박유천 효과도 있었다. 올 7월 26일 블랙스미스 잠실 신천점 오픈을 기념해 박유천의 팬 사인회를 열자 외국인 팬을 포함해 1000여명이 장사진을 이뤘다. 박유천의 팬이 아예 가맹점주로 나선 일도 있다.
블랙스미스 분당서현점은 현재 박유천의 팬이 가맹점주로 있다. 박유천은 자신의 팬이 운영하는 분당서현점 오픈 당일 팬사인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블랙스미스 관계자는 “블랙스미스 고객 성비 비율은 여성과 남성 7대3 정도로 여성 고객 비중이 높다”면서 “박유천과 송승헌 같은 스타가 블랙스미스를 홍보한 덕분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고객에게까지 어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모델 내세웠다 쓰라린 패배
업계 한 관계자는 “패밀리레스토랑의 여성 고객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꽃미남 마케팅 전략은 당연한 선택”이라며 “과거 한 패밀리레스토랑은 여성 스타를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효과가 좋지 않자 얼마 지나지 않아 남성 모델로 바꾼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패밀리레스토랑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고객은 “꽃미남 모델이 TV 속에서 스테이크를 들고 ‘먹어보세요’라며 눈웃음치는데 어떻게 거부할 수가 있겠냐”며 “좋아하는 스타가 특정 레스토랑을 홍보하면 눈길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Issue in Issue
스타마케팅 열 올리는 외식업계
다니엘 헤니•비•현빈… 인기만 있으면 모델 발탁
패밀리레스토랑 업계가 꽃미남 모델을 내세우고 나선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아웃백은 조인성 전에 현빈과 다니엘 헤니를 간판 모델로 내세운 바 있다. 현빈은 ‘아웃백에서 생긴일’이라는 TV 시리즈 광고로 소비자들에 좋은 반응을 얻었고 다니엘 헤니는 아웃백이 선발한 요리 배틀 당선자와 함께 호주로 가 직접 요리를 개발하는 등의 모습이 담긴 TV 프로그램을 통해 아웃백을 홍보했다.
빕스 역시 과거부터 꽃미남 모델을 적극 활용해왔다. 2010년에는 꽃미남 배우 천정명을 내세워 공중파 광고를 내보냈다. 천정명이 당시 광고했던 ‘빕스 No.1스테이크’는 지금도 빕스 전체 스테이크 메뉴 중 판매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당시 천정명이 광고한 빕스 No.1스테이크는 ‘천정명 스테이크’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지난해 빕스 모델은 글로벌 스타 비였다. 그의 높은 인기답게 효과 역시 좋았다. 지난해 7월 비가 빕스 광고 모델이 된 후 매출액은 30% 가량 신장했다. 늘어난 고객 중 상당수는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유튜브 등을 통해 비의 광고를 보고 빕스를 찾았기 때문이다. 빕스는 비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이라는 덤까지 얻었던 셈이다.
김미선 기자 story@thescoop.co.kr|@itvf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