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장 다르게 돌릴 플랜B 짜라
GM 사태의 또 다른 해결책
2018-03-29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한국GM의 군산공장이 폐쇄될 위기에 놓였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현재로선 극히 낮다. 그렇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군산공장을 현명하게 활용할 방안을 찾는 것이다. 군산공장 시설, 노동자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지역경제에 미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무엇보다 군산공장에 남아있는 2000명가량의 노동자가 길거리로 내몰릴 게 불보듯 뻔하다. 1ㆍ2차 협력사 노동자 1만여명의 일자리도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 협력사 중 한국GM에만 부품을 납품하는 전속 부품사 약 100곳은 회사 자체가 도산할 수 있다. 당장 보이지 않는 2차적 피해까지 감안하면 군산 지역경제에 가해질 충격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최우선은 군산공장을 되살리는 일이다. 1%의 가능성이라도 남아있다면 포기해선 안 된다. 정부는 GM을 설득하고, 노조는 한발 양보해야 한다. 공적자금을 투입할 때 군산공장을 회생시킬 수 있는 조건을 달거나, 군산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신차를 배정받는다면 회생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선 회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차선책으로 폐쇄된 군산공장의 활용방안을 마련해놔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귓등으로 흘려들어선 안 되는 이유다. 군산공장을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해선 두가지가 중요하다. 기존 시설을 재활용할 수 있어야한다는 점, 실직자들의 재취업을 연계할 수 있는 직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 활용방안은 완성차 업체가 군상공장을 인수하는 것이다. 물론 완성차 업체 타이틀을 달았다고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 과거 쌍용차 인수 당시 말썽을 일으켰던 상하이자동차 같은 업체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
기업 인수가 힘들다면 정부가 나서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가령,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중심단지로 지정하는 것이다. 미약한 중소기업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하는 자동차 관련 메카로 재탄생시키자는 주장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기존에 있던 전국 지자체의 자동차 관련 산업과 중첩되거나 경쟁관계에 놓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동차 튜닝산업 관련 시설, 자동차 관련 시험장 등으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실직자들을 재고용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군산지역이 더 이상 피폐해지지 않도록 정치적인 논리를 철저히 배제해 현장에 맞는 정책과 지원을 통해 재건에 힘써야 한다는 점이다.
군산공장은 한국GM의 잘못된 운영으로 폐쇄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폐쇄 이후 군산공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정부와 지자체의 임무다. 현 정부가 주창하는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 미래형 자동차 산업의 연계성을 감안하면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도출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정부와 지자체, 산학연관이 함께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이 시간에도 군산지역 안팎에선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