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의 예견된 추락] 천덕꾸러기 전락한 만능통장

지난해 12월 정점 찍은 뒤 하락세 뚜렷

2017-08-14     강서구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2016년 3월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정부에선 국민 재산증식 지원을 위한 ‘국민통장’이라며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예금ㆍ펀드ㆍ파생결합증권(ELS) 등으로 흩어져 있던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세제혜택도 괜찮았다. 투자기간 5년간 발생한 수익 중 200만원까진 면세였고, 200만원을 초과한 수익은 9.9%의 분리과세가 가능했다. ISA가 ‘만능통장’이라며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이유다.

금융사도 ‘ISA 띄우기’에 합세했다. 각종 이벤트를 걸면서 계좌 개설에 열을 올렸다. 초반 결과는 짜릿했다. 출시 보름 만에 가입자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세제혜택ㆍ자산증식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한 ISA의 인기는 출시 3개월 만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일부 전문가는 “하향세는 곧 멈출 것”이라면서 장밋빛 전망을 유지했지만 오르막길은 나타나지 않았다.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240만270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향세다. 지난해 12월부터는 가입자보다 중도해지자가 더 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총 가입금액은 3조8868억원으로 당초 금융당국이 목표한 10조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화려한 등장과 달리 출시 1년 만에 ISA가 찬밥 신세가 됐다. ISA가 출시되기 전 일부 증권사가 제기한 ▲원금보장 리스크 ▲ 지나치게 긴 의무가입기간 ▲ 미미한 세제혜택 등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