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폭염에도 증권가는 찬바람
계약직 감원, 증권사 인수합병 논의로 살얼음판
폭염이 지속되고 있지만 증권가는 겨울이 온 것 마냥 한풍이 거세다. 감원 탓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습과 함께 증권가 감원이 이뤄진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영업 중인 63개 증권사의 전체 직원 수는 2011년 말 4만4682명에서 올해 1분기 말 4만2388명으로 0.7% 감소했다.
증권사 전체로 보면 감원 폭이 크지는 않다. 모든 증권사가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도 아니다. 한국투자증권(76명), 신한금융투자(36명), 키움증권(29명)에서는 올해 1분기 직원 수가 늘었다. 하지만 2년 반 만에 찾아온 감원이 증권가 전반에 걸쳐 이뤄져 분위기는 냉랭하다.
올해 1~3월에 가장 많은 감원이 이뤄진 곳은 동양증권이다. 동양증권은 이 시기에만 88명을 감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69명, 삼성증권은 31명, 현대증권은 25명을 감원했다.
전체 직원 대비 감원 비율은 중소형 증권사일수록 높았다. 98명 중 10명(10.2%)을 줄인 유화증권의 비율이 가장 높았고 한양증권이 7.2%, 리딩투자증권이 6.4%, IBK투자증권이 3.7%로 뒤를 이었다.
감원은 주로 계약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총 63개 증권사의 정규직 직원 수는 2011년 말 3만4338명에서 올해 1분기 말 3만4282명으로 0.2%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동안 계약직 직원 수는 8166명에서 7916명으로 3.1% 감소했다. 더구나 정규직은 2008년 4분기 이후 계속 증가해 14분기 만에 감소한 것이지만 계약직은 매분기마다 불안정하게 오르내렸다.
계약직 직원들은 줄었지만 임원은 늘었다. 증권사의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 감사 등 임원은 같은 기간 총 1023명에서 1085명으로 늘었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7월 20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관계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증권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외 증권사 간 인수합병을 강조했다”면서 “증권사 간 인수합병이 본격화된다면 인력 구조조정은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김정덕 기자 juckys@thescoop.co.kr|@itvf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