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펀드매니저 ‘로봇’에 밀리다

블랙록의 선택

2017-04-05     김정덕 기자

고액 연봉을 받는 펀드매니저가 운영하는 ‘액티브 펀드’ 시대가 저물고 있다. 3월 28일(현지시간) 5조 달러(약 5570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 Rock)은 “일부 펀드매니저들의 ‘형편없는 수익률’에 실망했다”면서 액티브 펀드를 운영해온 스타 펀드매니저 7명을 비롯해 총 40명의 펀드매니저를 해고했다. 블랙록은 “이들이 운영해온 주식형 펀드는 새로운 운용전략에 따라 ‘알고리즘 방식(로봇 투자)’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블랙록이 알고리즘 방식으로 바꾸는 펀드 규모는 80억 달러(약 8조9200억원)로 전체 액티브 펀드의 4%에 해당한다. 알고리즘 방식은 블랙록이 가동 중인 위험관리 플랫폼인 ‘알라딘’이나 로보어드바이저ㆍ빅데이터ㆍ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들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매하고, 투자 전략을 자주 바꾸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이 때문에 액티브 펀드매니저는 고액연봉을 챙겼고, 수수료는 비싸다. 반면 컴퓨터 알고리즘에 따라 주식 매매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패시브 펀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수수료도 저렴하다. 블랙록이 투자 전략을 바꾼 이유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