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멘토인가 정치판의 신데렐라인가

안철수 정치공학 찬반양론

2012-08-01     김성민 기자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대학원 원장이 대선을 앞두고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복잡하다. 검증작업에 들어가면 조직화된 정당후보를 이길 수 없으리란 의견이 있는 반면, 정치권에 물들지 않은 안 원장이야말로 진정한 대안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안철수 원장이 저서를 출간 했다. 정치권에선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며 안 원장을 정치적으로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안 원장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결론이다.

안 원장의 정치적 단점을 거론할 때 항상 나오는 단어는 ‘경험’이다. 새누리당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경인방송 ‘상쾌한 아침, 원기범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리더는 사회적 갈등을 통합하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등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안 원장이 CEO, 교수로서는 훌륭한 사람이지만 정치적 경험이 없고, 검증이 안됐다”며 “국민들이 안 원장을 판단할 자료가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문병호 의원은 “구경꾼과 선수는 다른 것”이라며 “안 원장이 정치권으로 들어오면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의원은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김두관 경남지사의 대리인 격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 의원은 “안 원장에게 진정성은 있어 보이지만 후보 단일화 과정에 들어가면 결국 ‘개인’이 아닌 ‘조직’(민주당 후보)이 이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치권 외곽에 있는 사람들은 안 원장이 가진 최대 장점으로 “정치권에 물들지 않았다”는 점을 꼽는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오히려 정치 경륜이 많은 사람들이 더 부패하고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지나치게 정치 경험 중심으로 판단하면 안 원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안 원장이 어떤 사람들과 ‘정치 블록’을 만드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며 “안 원장의 블록은 낡은 구조를 벗어나려고 하는 개혁성이 강한 사람들을 지지층으로 한다”고 평가했다.

안철수연구소 커뮤니케이션 팀장으로 일했던 박근우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근우 대표는 “안 원장을 정치공학적으로 해석하려 들면 분석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안 원장이 하고 있는 이야기는 기존 정치인들도 모두 다 했던 것”이라며 “안 원장은 기존 정치인들과 다른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에 국민들이 열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안 원장의 강점 중 하나는 어려운 주제도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 들려주는 것”이라며 “평범한 주부도 안 원장의 책을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을 보면 그만큼 그와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1988년 V3를 PC통신에 무료로 보급할 때부터 안철수 현상이 있었는데 2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안 원장의 말과 행동이 변하지 않았다”며 “일관된 삶을 살아온 그를 보면서 ‘착한 사람도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국민들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민들은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식과 원칙을 지켜 달라’는 것”이라며 “대선 출마 여부는 국민들의 주문을 살피고 동의를 구하는 것인데, 먼저 국민에게 ‘대선에 나가도 될까요?’라고 물었던 정치인이 있었는가”라고 되물었다.
김성민 기자 icarus@itvfm.co.kr|@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