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연체하면 취업에 ‘불이익’

생활 속 재무설계 | 학자금 대출 바로 알기

2016-12-29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학자금 대출. 학업을 이어주는 희망이지만 한편으론 ‘빚 경제’의 서막이기도 하다. 올 6월 기준 학자금 대출잔액은 11조8066억원, 이용자는 168만9180명에 달한다. 돈을 빌리지 않고서는 대학을 졸업하기 어려운 시절인 셈이다. 그렇더라도 막 빌려서야 되겠는가. 빌릴 땐 빌리더라도 알고는 빌리자.

재무설계가 보편화되면서 재무상담을 받으려는 20대 젊은층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대출상담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이 일반화되고 대출상담을 요청하는 젊은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학자금 대출 잔액은 11조8066억원에 달했다. 이용자도 168만9180명을 기록했다.

미래를 준비해야 할 나이에 대출 상환을 고민해야 한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빌려야 할 학자금 대출이라면 그 상품을 정확하게 알고 적절하게 사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자금 대출은 상환 방법에 따라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과 ‘일반학자금 대출’로 나눌 수 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은 소득 8분위 이하 대학생에게 등록금과 생활비를 빌려주는 제도다. 올해 기준 2.5%의 변동금리를 적용 받고, 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 취업 한 이후 소득금액이 상환 기준 소득(2016년 기준 연간 1856만원)을 밑돌면 이를 초과할 때까지 상환 유예가 가능하다. 의무 상환액은 소득인정액에서 상환기준 소득인정액을 뺀 금액의 20%다.

‘일반 상환 학자금 대출’은 모든 소득분위의 대학원생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등록금 전액과 최대 생활비 300만원을 빌릴 수 있는 ‘취업 후 상환 대출’과 달리 빌릴 수 있는 금액(일반대학 4000만원ㆍ5~6년제 대학 및 특수 대학원 6000만원ㆍ의학계열 및 전문대학원 9000만원)이 제한돼 있다. 이자율은 올해 기준 2.5%로 고정금리다.

대신 소득 여부에 상관없이 의무적으로 상환해야 한다. 거치기간을 포함해 최장 20년 동안 갚을 수 있다. 단점은 개인 신용도에 따라 대출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어촌 출신 대학생이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농어촌 전용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는 게 유리하다. 등록금 전액을 무이자 혜택으로 빌릴 수 있다. 졸업 후 2년이라는 상환 유예기간이 주어져서다.

최근엔 은행 등 금융회사 또는 P2P(개인 대 개인) 대출을 이용해 학자금을 빌리는 경우도 많다. 금융회사 대출의 경우, 중도상환제ㆍ만기상환제 등 선택이 자유롭고 대학생이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대출금이 신청자의 통장으로 입금돼 생활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지원 대출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학자금 대출도 유의해야 할 게 많다. 무엇보다 연체를 조심해야 한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 후 학자금 상환 체납규모는 1만5034건, 금액은 110억6300만원에 달했다. 연체가 장기화하면 취업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연체 6개월까지는 신용정보에 등록되지 않지만 그 이상이면 은행연합회 등에 등록돼 취업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학자금 대출은 젊은층에겐 없어서는 안 될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았지만 이처럼 내용이 복잡하다. 상품의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큰코다칠 수 있다. 어떤 대출이든 꼼꼼하게 확인하는 게 좋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blog.naver.com/gonygo3 | 더스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