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활용한 기상천외한 비즈니스
[창작극] 수상한 흥신소
2012-07-31 최상미 파워블로거
영혼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수상한 흥신소’는 영혼을 보는 능력을 가진 천하의 날백수 오상우를 통해 기상천외한 비즈니스로 관객과 소통하며 웃음과 감동을 전한다. 특히 다양한 역을 맡은 두 남녀 배우의 감초 같은 연기 때문에 시종일관 깨알 같은 재미가 느껴진다.
극은 백수이자 고시생인 상우와 주변 이야기로 시작된다. 극 초반 상우는 음산한 음악과 함께 정체불명의 사람과 대화를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을 보지 못한다. 영혼이기 때문이다. 상우는 남에게 없는 독특한 능력이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영혼을 보고 그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극의 재미는 상우가 엘리트 경영학도였던 영혼 동연으로부터 영혼들이 살아 생전 해결하지 못한 일들을 대신 해결해주는 이른바 ‘흥신소’ 사업을 하자는 제의를 받으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미술가를 꿈꿨던 한 영혼의 집에 찾아가 공모전에 낼 자신의 작품을 꺼내오거나 조폭 사무실에 찾아가 금고를 터는 장면은 압권이다. 그 와중에 관객을 상대로 대화를 끊임없이 이끌어가면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코미디로 이어지는 극은 후반부가 되면 슬픈 분위기로 흘러간다. 조폭 영혼이 자신을 죽게 한 부인에게 반지를 전해달라는 장면에서는 뭉클한 감동도 전해준다. 연극은 전반적으로 기발함에서 출발, 코미디로 진행되다 잔잔하면서도 슬픈 멜로로 끝을 맺는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그건 어떤 느낌일까? 그런 능력을 실제로 가졌다면 세상에 대한 미련이 남은 영혼을 위해 좋은 쪽으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수상한 흥신소’는 소재가 독특한 게 강점이지만 줄거리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 아쉽다. 예전에 본 차태현 주연의 코믹영화 ‘헬로우 고스트’ 분위기가 살짝 난다. 단순히 웃고 마는 코믹 연극이 아닌 재미와 감동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수상한 흥신소’는 높은 평이 과장된 것은 아닐까 싶었는데 기대만큼 괜찮은 공연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기며 볼 수 있는 그야말로 대학로연극이라는 평가도 많다.
‘수상한 흥신소’를 착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다. 월~금요일 공연 전석이 1만원, 화~금요일 8시 공연 전석이 1만3000원이다. 주말과 공휴일 공연 전석은 1만5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수상한 흥신소’는 올 8월 19일까지 상명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최상미 파워블로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