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재적 변동성 잠잠, 폭락의 폭풍전야인가

S&P500가 미 국채보다 잠잠한 이유

2016-09-05     김정덕 기자

지난 8월 미국 증시가 15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의 변동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주식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월가 투자자문사인 비스포크투자의 보고서를 인용, “10년 만기 미국 국채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의 30일 평균 내재변동성(Implied Volatility)이 15년 이래 가장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스포크투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금, 달러 인덱스 등 역사적으로 증시에 비해 변동성이 낮은 투자자산의 가격은 큰 폭으로 움직였다. 반면 S&P 500은 비정상적으로 적은 변동성을 보였다. 비스포크투자의 한 연구원은 “다른 투자자산은 크게 흔들리는 반면, 증권시장의 내재적 변동성이 이토록 잠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S&P는 지난 7월 8일 이후부터 어느 방향으로도 1% 이상 움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미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도 투자심리를 위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장기간 시장이 잠잠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을 억제하고 있는 변수들이 한꺼번에 해소되면 단기간에 폭락세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거다. 변동성이 낮은 지금이 폭풍전야라는 얘기다. 블룸버그 통신은 “증시가 이렇게 좁은 폭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때는 언제나 주식시장은 폭락세 변동성이 찾아왔다”면서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해서 맹목적으로 매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매도를 외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거다.

비스포크투자는 “증시 변동성이 매우 낮게 측정됐다고 해서 고평가가 돼 있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채권과 같은 타 투자자산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나친 우려는 피하라는 얘기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