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신제품에 브랜드를 새기지 않은 이유

문지욱 팬택 사장의 친구론

2016-06-23     김다린 기자

“팬택은 전쟁에서 패한 노병의 모습으로 돌아온 게 아니다. 불사조처럼 부활한 영웅의 모습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고객의 친구가 되려고 왔다.” 신제품을 출시한 문지욱(53) 팬택 사장의 포부다. 팬택은 22일 서울 상암동 팬택 R&D센터에서 브랜드 SKY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IM-100(모델명‧IM-100S/K)’를 공개했다. 2014년 11월 ‘베가 팝업 노트’를 끝으로 맥이 끊긴 신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문 사장은 먼저 팬택의 패착 이유를 분석했다. “팬택은 재점검이 필요했다. 과거에는 시대를 앞서가는 제품에 집착하거나 다른 회사와의 경쟁에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고객을 놓쳤다.” 그는 덧붙였다. “이제 팬택은 고객의 앞에서 제품의 화려함을 자랑하지 않겠다. 대신 고객의 옆에 친구처럼 서있겠다.” 실제로 팬택은 IM-100에 브랜드명‧제품명‧통신사 로고를 새기지 않았다. 화려한 디자인 대신 부담되지 않는 편안한 디자인을 제품에 녹이기 위해서다.

팬택은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사회 현상에도 주목했다. 문 사장은 “1인 가구가 500만 세대나 된다고 한다”면서 “그래서 이번 신제품에는 이들의 고독함을 위로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왔을 때 사용자를 반겨주는 웰컴라이팅, 약속시간 30분 전부터 시간을 알려주는 스마트시그널 등이 대표적이다. 문 사장은 “많은 분들이 팬택을 잊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AS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고객 중심의 새로운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팬택의 도전이 다시 시작됐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