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첫사랑 이야기

크랭크인 | 나의 소녀시대

2016-05-13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가장 찬란한 순간을 함께한 친구들, 언제나 내 편을 들어주는 가족, 그리고 밤잠 설치게 만든 첫사랑까지. ‘나의 소녀시대’는 학창시절의 순수하고 대책 없이 용감한 모습을 기록한 청춘 영화다. 지난해 여름 대만에서 개봉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홍콩,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 전역에서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송운화와 왕대륙도 아시아가 주목하는 스타반열에 오르게 됐다.

영화 속 배경은 1994년. 유덕화와 결혼하는 것이 꿈인 여고생 ‘린전신(송운화)’과 학교를 주름잡는 소년 ‘쉬타이위(왕대륙)’가 서로의 첫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평범한 여고생 린전신은 잘생기고 다정다감한 성격의 학생회장 ‘오우양(이옥새)’을 좋아한다. 그녀는 오우양의 행동 하나하나에 감탄하며 흠모의 눈길을 보내지만 가까이 다가가진 못한다. 오유양 옆에 있는 ‘타오민민(간정예)’ 때문이다. 린전신과 한동네에 사는 타오민민은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해 모든 남학생이 좋아하는 인기스타다. 외모도 성적도 특별할 게 없는 린전신은 그런 타오민민을 이길 자신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린전신은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열어본 그것은 다름 아닌 행운의 편지. 똑같은 편지를 5명에게 보내지 않으면 무서운 저주가 닥친다는 내용이다. 린전신은 저주를 피하기 위해 가장 얄미운 타오민민에게 첫번째 행운의 편지를 보낸다. 두번째 편지는 학교에서 무법자로 통하는 쉬타이위에게 전한다.

폼생폼사,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학교 짱 쉬타이위는 자신에게 도착한 편지가 러브레터인 줄 알고 내심 좋아한다. 그러나 행운의 편지임을 알고는 크게 분노한다. 쉬타이위는 편지의 발신자가 린전신이란 것과 그녀가 오우양을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날 이후 쉬타이위의 일상엔 ‘린전신 괴롭히기’가 추가된다. 린전신에게 자신의 숙제를 대신 시키거나 매점 셔틀, 수업 땡땡이치기 등을 강요하는 것이다.

쉬타이위 때문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린전신도 그의 비밀을 하나 알게 된다.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타오민민이라는 것.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모종의 계약을 한다. 오우양과 타오민민의 사이를 이간질해 둘을 떨어뜨려 놓은 뒤 각자 좋아하는 사람의 옆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둘은 서로의 짝사랑을 밀어주기로 굳게 약속한다.

감독 프랭키 첸은 1974년생으로 영화 속 배경인 1990년대에 청춘의 시기를 보냈다. 감독은 롤러장, 문구점 등의 추억어린 공간과 카세트 테이프, 연예인 사진 책받침, 삐삐 등의 소품을 활용해 그 시절의 모습을 재현했다. 프랭키 첸은 “이 작품은 학창시절 친구들에게 바치는 영화”라며 “관객들도 이 영화를 보고 학창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창시절의 울고 웃었던 소중한 시간들을 떠오르게 만드는 영화 ‘나의 소녀시대’는 관객들의 가슴에 또 하나의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