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어루만지는 밤
아트 갤러리 | 김정향 작가
2016-04-26 김상일 바움아트갤러리 대표
작가는 자신이 직접 겪고 있는 문제들을 소재로 삼는다. 이것은 현대인들도 공감하는 문제이며, 해결하려는 작가의 노력은 상상력으로 표현돼 작품으로 나타난다. ‘조력자’는 단순히 육아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에서 끊임없이 순환하는 ‘조력’의 흐름이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에게 ‘조력자’가 되어 서로가 어루만져주고 위로받으며 더 온전하게 생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다(작가노트).”
작가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과 고통의 순간들을 우스꽝스럽게 혹은 기괴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이 조력자로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다. 삶의 순환의 고리처럼 부모가 그랬듯 자신 또한 자신의 분신을 위해 모성애를 보이는 모습을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이 모두 울어대는 상황에 대처하는 모습을 문어처럼 여러 개의 팔로 표현하거나(안아주는 손들), 하나하나 따로따로 안아주고 먹여주는 상상(열개의 숟가락)도 한다. 밤낮없이 다 헌신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버겁지만 본능적으로 온 정성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너에게 주는 모든 것들)도 작품에 담았다.
화폭에는 신체의 일부만을 드러내고 일상에서 익숙한 물건들이 배치해 놓고 있다. 그리고 한 덩어리씩 구성된 형상들은 여러 형태를 이루며 반복ㆍ복잡하게 얼기설기 엮었다. 비현실적인 모양새가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한 동양화 최대의 장점으로 여겨지는 붓의 섬세함과 화려한 색상으로 화면을 채워 장식적 효과를 얻기도 한다. 이처럼 김정향 작가는 동양화가로서 자신의 경험이나 감정들을 이성적 사고를 가지고 하나하나 나열하듯이 모든 이야기를 화폭에 담았다. 마치 보물을 찾아 미로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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