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강한 명품주 LG생건ㆍ아모레퍼시픽
하반기 위기에 강한 종목
2012-07-25 김세형 객원기자
똑똑한 투자자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주식시장을 멀리한다. 보유한 주식은 최대한 높은 가격에 처분한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명한 투자자는 오히려 투자에 나선다. 타깃으로 삼은 주식 투자는 무서울 만큼 과감하고 빠르다. 묻어 두면 빛을 발하는 주식, 자녀에게 물려줘도 좋은 그런 주식이다.
흔히 주식투자는 타이밍으로 대변된다. 싼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팔아 치우는 게 주식투자의 정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정작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자영업자 김현규(가명ㆍ32)씨의 하루 일과는 주식으로 시작해 주식으로 끝난다. 아침 6시(한국시간) 눈을 뜨자마자 뉴욕증권거래소 폐장 상황을 체크하고 아침식사를 한다. 아침식사 후 8시에 컴퓨터를 켠 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 접속해 투자한 종목을 살핀다. 정확히 20분 뒤 컴퓨터를 끄고 저녁 10시30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주식시장을 거의 살피지 않는다. 남는 시간은 모두 투자 대상 기업의 차트를 분석하는데 사용한다.
주식투자에 있어 타이밍은 그에게 중요치 않다. 투자의 정석대로 하지 않았는데도 신기할 만큼 그의 수익률은 높다. 왜? 경기가 좋을 때와 나쁠 때 구분 없이 실적이 꾸준해서다. 묻어 두면 묻어 둘수록 빛을 발하는 주식. 자녀에게 물려줘도 좋은 주식이 그의 투자 대상이다. 타이밍만 앞세운 투자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아무리 민감하게 대응을 한다고 해도 정확한 타이밍이란 존재하지 않는 게 주식이다. 주식시장이 급등한다
고 해도 떨어지는 종목이 있고, 급락했을 때도 오르는 종목은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경제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명품주는 분명 존재한다는 점이다. 명품주는 또 위기에 강하다.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을 감안했을 때 가장 적합한 투자처라는 얘기다.
증권전문가들에 따르면 명품주는 ‘조용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주가가 상승했다고, 수익률이 높다고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그렇다면 명품주로 꼽힐 만한 주식은 어떤 것이 있을까.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공통적으로 꼽는다. 삼성전자는 유로존 리스크에도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고, 현대차는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판매 증가가 매출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에도 원화 약세를 바탕으로 고용을 늘리고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점을 매력적으로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증권 양기인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력과 꾸준한 수익 창출이란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LG생활건강과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도 명품주로 손꼽히는 몇 안 되는 종목이다. LG생활건강은 매출과 영업이익의 꾸준한 성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신라호텔과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관련 매출 극대화를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높은 종목으로는 KB금융과 KT도 꼽힌다. KDB대우증권 구자용 리서치센터장은 “KB금융은 올 하반기 세계 경제에 유동성이 공급되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KT는 장부가치 대비 저평가 돼있기 때문에 높은 배당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세형 객원기자 jaykim@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