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 혜택 노릴 만 노후 대비엔 ‘좀…’

서혁노의 생활 속 재무설계

2016-03-21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국내 증시의 답답한 흐름만큼 투자자도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졌다. 환율 상승에 해외변동성 증가, 기업 실적 둔화 등의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를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고 이 펀드가 완전무결한 건 아니다.

국내 증시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중국의 경기둔화 조짐, 미국의 불투명한 경기 회복세, 유로존과 일본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따른 변동성까지 국내 증시를 괴롭히는 외부요인이 많아서다. 이런 시기 주식시장에 투자를 하는 건 악수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1%대에 불과한 은행의 예금ㆍ적금 금리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사실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맥락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에 골고루 투자할 수 있는 해외 직간접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는 주가의 흐름을 봐도 할 수 있다. 과거 10년간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코스피지수 주가 추이를 살펴보면, S&P 지수는 저점 대비 고점의 변동폭이 코스피지수보다 훨씬 크다. 이는 국내 주식보다 해외 주식의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좋을 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지만 나쁠 땐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유럽을 비롯한 미국일본중국 등과 경제성장 가능성이 높은 베트남인도를 비롯한 신흥국에 분산투자를 하는 게 안전하다. 환율 효과도 살펴봐야 한다. 환율 변동에 따라 투자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화 상승 국면에는 언헤지(unhedged환노출)펀드가, 하락 국면에는 헤지(hed ge상쇄)펀드가 유리하다. 장기투자시 환율이 평균치로 돌아간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환헤지 상품의 경우 트레이딩 비용이 누적돼 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이런 해외주식 투자를 조금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으론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가 있다.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는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전용계좌를 개설하고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해외주식에 직간접적으로 60% 이상 투자하는 펀드’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투자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세제혜택이다. 지난해 세법이 개정돼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를 통해 얻는 매매차익, 평가차익, 환차익 등에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사실 지난해까지 해외펀드 투자로 손실을 본 투자자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환차익이 발생한 부분에는 과세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투자손실에 세금까지 더해 손실이 커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무엇보다 지역별섹터별로 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게 좋다. 2018년부터 가입계약 기간과 한도증액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투자자금의 성격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세제혜택 기간이 최장 10년이기 때문에 노후자금처럼 10년보다 긴 투자를 해야 하는 목적자금의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식배당이자수익환헤지에 따른 수익은 과세 대상이라는 점도 잊어선 안 된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부원장 shnok@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