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월급통장’으로 누가 누가 괜찮나

오피스텔 vs 소형 아파트 장단점

2016-03-10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초저금리 국면이다. 투자자의 눈길이 금융권이 아닌 부동산으로 쏠리는 이유다. 그렇다고 부동산 투자가 손쉬운 건 아니다. 부동산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똑똑한 투자자들이 1억~3억원의 소액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오피스텔과 소형 아파트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두 부동산 상품의 장단점을 살펴봤다.

지금 1억~3억원의 여윳돈이 있다면 어디에 투자하는 게 좋을까. 금융권의 초저금리 기조가 이 질문의 답을 ‘부동산’으로 바꿔 놨다. 부동산으로 올릴 수 있는 수익은 상품 가격이 상승해 수익이 발생하는 시세 차익, 매월 수익이 발생하는 임대수익 두가지다. 그중 임대수익은 ‘제2의 월급통장’으로 불린다. 시세차익을 내기 위해 아파트에만 집중됐던 투자자의 관심이 지금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과 소형 오피스로 쏠리고 있다.

■ 오피스텔 ‘천덕꾸러기’의 변신 = 3조9630억원. 지난해 10월 말까지 거래된 오피스텔의 매매 가격 총합이다. 2014년 3조2575억원보다 21.7% 늘어난 수치이자 2006년 조사 이래 최대치다. 특히 서울에서만 1조7446억3404만원이 거래됐다.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의 44%에 해당하는 규모다. 얼마 전만 해도 공급 과잉 우려와 수익률 하락으로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오피스텔 거래가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간단하다.

임대수익을 목표로 삼은 투자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월세 비율이 높아진 것도 이유다. 오른 전세금을 마련할 방도는 없고 월세 내기는 부담스러운 신혼부부, 자녀가 출가한 이후 부부만 남은 장년층이 오피스텔 임대 수요층이 됐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하향세이긴 하지만, 수도권 지역의 오피스텔 수익률은 여전히 연 5.5~7% 수준으로 시중 금리보다 배 이상이 높다. 여윳돈이 1억~3억원 규모인 자산가들이 투자하기에 안성맞춤의 상품인 셈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의 매매가격은 2억1923만원에 머물렀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3억6861만원이다. 오피스텔 대다수가 방 1~2개짜리의 소형이어서 아파트와 면적 차이가 있지만, 아파트 전셋값으로 오피스텔 구입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에서 오피스텔이 비껴간 점도 호재다. 정부의 대출 규제는 아파트 등 주택에 집중돼 있다. 주택구매 대출 때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1년 이내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일시 상환식 대출이고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대상도 아니다. 청약 통장이 필요 없고 1인당 2계좌 이상 청약이 가능한 데다 계약 직후 전매할 수 있는 것도 매력으로 꼽힌다.

소액 투자 가능한 오피스텔           

다만 오피스텔로 임대사업을 할 경우에는 변수가 있다. 세금이다. 오피스텔을 업무용, 주거용 중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단 오피스텔을 분양받거나 매매할 때 취득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해 분양ㆍ매매가격의 4.6%를 내야 한다. 금액이나 면적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주택임대사업자(주거용) 등록을 하면 취득세를 감면 받을 수 있다. 전용 면적 60㎡(약 18평) 이하 오피스텔은 2018년 말까지 취득세가 면제된다.

부가가치세도 고려 대상이다. 일반 임대사업자(업무용)는 분양가액 중 건물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포함된 10%의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반면에 주택임대사업자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보는 대신 부가세는 환급 받지 못한다. 따라서 취득세와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을 비교하고 주변 여건이 업무용ㆍ주거용 중 어떤 수요가 많은지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 임대 수요 탄탄한 소형 아파트 =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도 임대 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투자 상품이다. 평균 수익률이 3~4%로 오피스텔보다 낮지만 공실률, 부대비용 등을 감안하면 이 차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또한 매매가의 변동이 크지 않은 오피스텔과 달리 소형 아파트는 시세 차익도 가능하다.

실제로 60㎡ 이하 소형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은 중대형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0㎡ 이하 아파트 분양가는 8.67% 오른 반면 60~85㎡(약 18~25평) 아파트는 4.73%, 102㎡(약 30평) 초과 아파트는 1.64% 올랐다. 85~102㎡(약 25~30평)는 오히려 1.75% 떨어졌다.

임대 수요층이 탄탄하다는 점도 소형 아파트의 장점이다. 최근에 나오는 소형 아파트들은 발코니 확장 등을 통한 서비스 면적이 넓고 대부분이 방 3개 이상의 구조를 갖추고 있다. 덕분에 신혼부부가 자녀를 낳더라도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오피스텔보다 전용률이 높다는 점도 소형 아파트의 매력이다. 아파트 전용률은 80% 안팎이고 오피스텔은 50%대에 그친다. 전용률이 높다는 것은 실사용 면적이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아파트도 수익형 부동산으로 변신           

다만 오피스텔처럼 2억원 미만의 소액투자가 어렵고, 업무용으로 등록이 안 돼 2주택이나 3주택으로 확인될 경우 1가구 1주택의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확보하기 어렵다. 정부의 대출 규제 역시 악재다. 소형 아파트 시장이 위축될 수 있어서다. 미국 금리 인상, 공급과잉, 주택담보 대출 규제시행 등의 3대 악재로 주택시장이 점차 냉각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 2002cta@naver.com | 더스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