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방법
「이기는 프레임」
2016-02-22 노미정 기자
프레임 세팅은 정치권에서도 종종 활용된다. 유권자에게 각 당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각인시키는데 이만한 도구가 없기 때문이다. 인지언어학을 창시한 세계적인 석학 조지 레이코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에서 정치 프레임을 이렇게 규정했다.
“직접 보거나 만질 수는 없다. 단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 우리가 짜는 계획,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 우리 행동의 좋고 나쁜 결과를 결정한다. 그리고 정치 분야에서의 프레임은 사회 정책과 그 정책을 수행하고자 수립하는 제도를 형성한다.”
언어학을 현실 정치에 적용한 조지 레이코프 교수가 이번엔 「이기는 프레임」을 가지고 돌아왔다. 전작의 내용을 현실정치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보완한 일종의 진보집권 지침서다. 정치 전략가이자 언론인으로 활동 중인 제자 엘리자베스 웨흘링도 집필에 참여했다.
저자들은 언어와 정치가 어떻게 무의식 층위에서 서로 얽혀 있는지를 탐구한다. 진보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방법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 시대의 핵심적 쟁점은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와 ‘어떤 나라이어야 하는가’, 다시 말해 ‘어떤 도덕체계가 우리를 지배해야 하는가’다. 우리는 지금 진보와 보수라는 두 가지 도덕적 선택 앞에 서 있다. 선택은 우리를 정반대 방향으로 이끈다.
이 책은 총 4부에 걸쳐 방법을 안내한다. 1부에는 진보 진영이 직면한 도전들을 다루며 실제적인 소통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조언이 담겨 있다. 2부에서는 극단적 보수주의의 해악을 탐구한다. 3부에서는 진보주의자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아직은 대중 담론에 포함돼 있지 않은 아이디어와 그러한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언어에 관심을 돌린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현실 정치의 가장 논쟁적인 영역을 다루며, 그런 영역의 배경지식을 제공하고 새로운 말하기 방식을 도입한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정치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논의하는 방식이 바뀌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국 사례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지만, 총선을 앞둔 우리에게도 유용한 정보가 많이 담겨 있다. 이미 정치권의 프레임 전쟁은 시작됐다. 유권자로서 가치 있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소통하고 선택해야 하는지 레이코프 교수의 조언을 참고해 볼 만하다.
노미정 더스쿠프 기자 noet85@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