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다른 게 아니다
크랭크인 | 캐롤
2016-02-16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크리스마스를 앞둔 1950년대 뉴욕, 이혼 소송 중인 ‘캐롤(케이트 블란쳇)’은 딸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백화점 완구코너에 들렀다. 그 매장의 점원은 남자 친구가 있지만 관계에 별다른 확신을 갖지 못하는 ‘테레즈(루니 마라)’.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서로에게 반한다. 그리고…. 캐롤이 매장에 두고 간 장갑을 테레즈가 돌려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계속된다.
지적이고 부유한 캐롤과 사진작가를 꿈꾸는 평범한 판매원 테레즈의 만남은 진부한 신데렐라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캐롤과 테레즈는 여자다. 영화 ‘캐롤’은 1950년대의 불륜 그리고 동성애라는 당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던 두 단어를 한데 모아 관객을 매료시킨다.
케이트 블란쳇은 비밀을 간직한 매혹적인 여인 ‘캐롤’로 분해 특유의 성숙하고 우아한 매력을 발산한다. 루니 마라는 젊고 솔직하며 사랑스럽지만 외로운 여인 ‘테레즈’ 역을 맡아 케이트 블란쳇과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특히 두 배우는 이 작품에서 불필요한 기교를 버리고 보편적인 사랑의 감정을 연기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캐롤’의 원작은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자전적 소설 「소금의 값(The Price of Salt)」이다. 소설가 데뷔 후 작품은 사랑받았지만 하이스미스는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백화점 장난감 가게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만난 한 여자에게 사랑을 느꼈고 그 경험이 소설의 원천이 됐다. 「소금의 값」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뉴욕의 과도기를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에도 원작의 묘사를 영상으로 옮기려는 노력이 곳곳에 묻어 있다.
영화 ‘캐롤’의 촬영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는 1950년대의 건물과 간판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캐롤’은 1950년대의 풍경을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당시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아 냈다. 감독을 맡은 토드 헤인즈는 루스 오킨, 헬렌 레빗, 비비안 마이어 등 1950년대 초반의 모습을 담은 포토그래퍼들의 사진을 참고로 예술ㆍ패션ㆍ음악 등 모든 측면에서 화려했던 뉴욕을 완성도 높게 재현했다. 특히 의상은 1950년대 느낌을 그대로 재현, 관객에게 볼거리를 안겨준다. ‘캐롤’의 의상을 담당한 디자이너 샌디 포웰은 캐롤의 세련미 넘치고 당당한 모습과 테레즈의 수수하지만 현대적인 분위기를 의상으로 표현했다. 대비되는 두 사람의 차림새는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한다.
헤인즈 감독은 캐롤과 테레즈가 시대적 배경에도 굴하지 않고 사랑하는 모습을 스크린에 담기 위해 애썼다. 예나 지금이나 ‘다르게’ 취급 받는 동성애를 누구나 만날 수 있는 ‘보편적인 사랑’으로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쉽게 말해, 다른 건 다른 게 아니라는 얘기다.
아울러 이 영화는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이 1950년대 뉴욕에서 어떤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견디며 살았는지도 보여준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배경음악, 이야기가 주는 깊은 여운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캐롤’이 그 답이 될 것이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 기자 guhson@thescoop.co.kr
케이트 블란쳇은 비밀을 간직한 매혹적인 여인 ‘캐롤’로 분해 특유의 성숙하고 우아한 매력을 발산한다. 루니 마라는 젊고 솔직하며 사랑스럽지만 외로운 여인 ‘테레즈’ 역을 맡아 케이트 블란쳇과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특히 두 배우는 이 작품에서 불필요한 기교를 버리고 보편적인 사랑의 감정을 연기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캐롤’의 원작은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자전적 소설 「소금의 값(The Price of Salt)」이다. 소설가 데뷔 후 작품은 사랑받았지만 하이스미스는 생활고에 시달렸다. 그녀는 돈을 벌기 위해 백화점 장난감 가게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만난 한 여자에게 사랑을 느꼈고 그 경험이 소설의 원천이 됐다. 「소금의 값」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뉴욕의 과도기를 생생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영화에도 원작의 묘사를 영상으로 옮기려는 노력이 곳곳에 묻어 있다.
영화 ‘캐롤’의 촬영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는 1950년대의 건물과 간판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캐롤’은 1950년대의 풍경을 필름 카메라로 촬영해 당시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아 냈다. 감독을 맡은 토드 헤인즈는 루스 오킨, 헬렌 레빗, 비비안 마이어 등 1950년대 초반의 모습을 담은 포토그래퍼들의 사진을 참고로 예술ㆍ패션ㆍ음악 등 모든 측면에서 화려했던 뉴욕을 완성도 높게 재현했다. 특히 의상은 1950년대 느낌을 그대로 재현, 관객에게 볼거리를 안겨준다. ‘캐롤’의 의상을 담당한 디자이너 샌디 포웰은 캐롤의 세련미 넘치고 당당한 모습과 테레즈의 수수하지만 현대적인 분위기를 의상으로 표현했다. 대비되는 두 사람의 차림새는 캐릭터에 생동감을 더한다.
헤인즈 감독은 캐롤과 테레즈가 시대적 배경에도 굴하지 않고 사랑하는 모습을 스크린에 담기 위해 애썼다. 예나 지금이나 ‘다르게’ 취급 받는 동성애를 누구나 만날 수 있는 ‘보편적인 사랑’으로 그리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쉽게 말해, 다른 건 다른 게 아니라는 얘기다.
아울러 이 영화는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이 1950년대 뉴욕에서 어떤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견디며 살았는지도 보여준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배경음악, 이야기가 주는 깊은 여운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캐롤’이 그 답이 될 것이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 기자 guhson@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