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의 감시자 주가조작으로 돈놀이

심각한 금융직 종사자의 모럴해저드

2015-12-07     강서구 기자

자본시장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악용해 사익을 추구한 금융전문직 종사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는 물론 자본시장을 감시해야 할 한국거래소 직원까지 포함돼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단장 김형준 부장검사)은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국내 기관투자자 임직원들이 연루된 금품수수와 주가조작 사건을 집중 수사해 총 27명을 기소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 전현직 임직원이 무려 17명에 달한다.

전문 시세조종꾼 5명과 금융브로커 2명, 최대주주 등 상장법인 경영진 2명도 포함됐다. 이들은 기업 블록딜을 알선하는 대가로 검은돈을 주고받거나, 금품을 받고 고객의 계좌를 시세조종에 동원했다. 증권사 전현직 직원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시세를 조종하기도 했다. 합수단은 국내 금융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 심각한 모럴해저드가 만연한 것으로 판단, 범죄수익 환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직 직원이 범죄에 연루된 사실을 확인한 증권사들은 본점과 지점으로 나누어져 있던 블록딜 창구를 본점으로 일원화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정기적으로 블록딜 관련 기획감시ㆍ심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