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재계 키워드 ‘위기 대응’

유럽발 경제위기 확산···삼성, 현대차 등 대응방안 마련 분주

2012-06-07     박용선 기자

재계가 유럽발 경제위기 확산에 따른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나섰다. 지난달 말 유럽 출장을 다녀온 이 회장은 글로벌 시장 위축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사장단에 직접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오는 25~27일 전 세계 법인장이 참석한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선 위기 대응방안이 논의될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이 새로운 그룹 경영지침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신경영을 외치며 현 삼성전자의 성장을 이끈바 있다. 이번 위기를 발판으로 또 한번 도약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TOP 5에 진입한 현대차그룹 역시 글로벌 시장 위축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우선 24시간 365일 감시하는 실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통해 글로벌 시장 동향 파악에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지역별 현지화 모델 출시와 판매 촉진을 위한 마케팅 전략 강화에 나선다. 신흥시장 우위를 다질 수 있는 기반 확충을 위한 중국 3공장과 브라질 공장의 연내 본격 가동도 계획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질적 성장과 기반 강화가 하반기 경영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5일부터 한 달간 일정으로 계열사별 ‘중장기 전략보고회’를 개최하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이 강조하는 원천·핵심기술 확보 등 R&D(연구개발) 강화와 글로벌 위기 대응 방안이 핵심 주제다. 전략보고회는 구 회장이 하루에 한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을 만나 회의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밖에 우리나라 주력 수출 산업인 해운, 조선, 철강업을 이끄는 기업들도 유럽발 경제 위기에 따른 비상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포스코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진행했던 시나리오경영에 집중한다. 물동량 급감, 운임 지수 하락, 고유가 등으로 사상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는 오는 15, 16일 이틀에 걸쳐 ‘해운업계 사장단 연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