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을 건 얻고 지킬 건 지켰다

日 TPP 손익계산서

2015-10-26     김다린 기자

일본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합의로 공산품 수출 시장의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면서도 자국 농산물 시장은 최대한 지켜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TPP 합의에 따른 농림수산물, 공산품 등 해외 무역 전품의 관세 철폐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일본은 외국과 교역하는 9018개 품목 가운데 8575개인 95%의 품목에서 관세가 철폐된다. 시장 방어에 나선 농림수산품의 경우 TPP 발효 후 쌀,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제외한 80% 품목만 관세가 폐지됐다. 일본을 제외한 TPP 11개국의 농림수산품 관세 철폐율의 평균은 98.5% 수준이다. 특히 일본은 쌀·쇠고기·돼지고기·유제품 등을 주요 5항목으로 지정해 관세를 철폐하지 않는 ‘성역’으로 보호했다.

주요 5개 농산품 관련 품목 536개 가운데 약 30%에 해당하는 174품목만 관세가 없어진다. 반면에 비디오 카메라, 전지, 탄소섬유 등 일본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공산품의 경우 87%의 품목이 TPP 협정 발효 즉시 관세가 없어진다. 협정 발효 후 30년째에는 99.9%의 품목에서 관세가 철폐된다. 일본 기업이 엔저를 등에 업고 사실상 무관세 수출까지 가능해지면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는 얘기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