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끝났고 과제는 남았다

삼성전자 3분기 깜짝 실적 분석

2015-10-12     김은경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7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이 기세가 4분기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스마트폰의 실적이 제자리라서다.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올 3분기 실적을 매출 51조원, 영업이익 7조3000억원으로 잠정 집계한 것이다(확정 실적은 10월 말 공개 예정). 지난해 3분기 매출 47조4500억원, 영업이익 4조600억원에 대비하면 각각 7.5%, 79.8%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완벽히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증권가는 ‘뜻밖이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 6조6000억여원을 크게 웃도는 실적이라서다. 한편에선 ‘환율 효과’라고 분석한다. 지난 3분기 평균 환율은 달러당 1170원으로 2분기 대비 7%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개선됐다는 분석도 많다. 반도체 부문은 20나노 미세공정 등 기술력에서 미국·일본 업체를 압도해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판매 호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확대 등이 좋은 영향을 끼쳤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도 있었지만 펀더멘탈 개선에 따른 구조적인 효과가 더 컸다”면서 “신흥국의 경제 침체 속에서도 고부가가치 사업인 D-램·3D낸드·OLED 비중을 확대한 게 알찬 열매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삼성전자 측이 마냥 기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주력 사업 부문인 스마트폰의 실적이 3분기에도 제자리 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3분기 실적이 4분기로 이어지겠느냐’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S6와 S6엣지,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플러스 등 신제품을 잇따라 론칭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새로운 효자사업으로 부상한 반도체의 가격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영업이익 개선에 일부 도움을 준 환율도 하반기엔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오는 4분기에 실적의 질質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삼성전자의 숙제다.
김은경 기자 kekisa@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