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스트리밍의 가능성을 연출하다

신서유기에 숨은 경제

2015-10-06     김은경 기자

웹 콘텐트 ‘신서유기’의 성공으로 모바일 스트리밍(인터넷 상에서 음성·동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술) 시장의 가능성이 재확인됐다. 관건은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으로 이동통신업체의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도 증가할 것이냐다. 전문가들은 중장기로 봤을 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4월 이동통신 3사가 LTE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이후 데이터 트래픽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 1~7월 누적 국내 무선 데이터 트래픽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52.3% 증가했을 정도다. 그 가운데 4G에서 발생한 트래픽 비중이 꾸준히 늘어났다.  이런 트래픽 증가는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스트리밍은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이다.

비디오 스트리밍 공룡 업체인 넷플릭스가 2016년 초 한국시장 진출을 밝힌 가운데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기 시작한 웹 콘텐트도 국내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을 빠르게 키우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웹 콘텐트는 최근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된 ‘신서유기(CJ E&M 제작)’다.

신서유기는 지난 9월 4일 공개된지 10일 만에 한국에서 2400만회, 중국에서 2200만회 누적 조회수를 각각 기록했다. 스타예능 PD와 ‘1박2일’ 1기 출연진의 재결합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게 조회에 영향을 미쳤다. 웹 콘텐트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해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것도 성공으로 이어졌다. 분량은 회당 10분 안팎으로 짧게 구성한 것도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다.

특히 신서유기는 모바일 스트리밍의 수익 모델이 무엇인지를 보여 줬다. 웹 콘텐트의 수익은 조회수와 연동되는 광고, 간접광고(PPL) 등에서 나온다. 이에 따라 신서유기는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 확대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신서유기의 성공이 이통3사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의 증가로 이어질 거냐는 점이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신서유기를 시청하는 이용자들이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휴대전화로 HD 화질의 동영상을 시청하면 시간당 500MB~1GB의 데이터가 소모된다. 데이터 무제한 이용자가 아니라면 신서유기를 챙겨 보기에 요금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신서유기의 조회수는 회당 평균 176만이지만 이는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수(496만명)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신서유기의 조회수가 더 늘어나더라도 당분간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의 범주를 넘지 못할 거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신서유기의 성공이 이통3사의 3분기 ARPU 증가로 이어질 거라는 기대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고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의 가능성을 낮게 봐선 안 된다.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의 ‘모바일 온리(Mobile Only) 시대’에 동의하는 투자자라면 모바일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와 데이터 사용량 증가라는 중장기 방향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이런 변화가 이통3사의 ARPU 증가를 이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승규 KB투자증권 선임 연구원 skjung@kbse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