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기간 ±24시간 “공포 빠지면 반등”
대북리스크와 주가 상관관계
2015-08-24 김정덕 기자
북한의 서부전선에 기습적으로 포격을 가했다. 금융시장은 출렁였고, 코스피지수는 떨어졌다. 투자자들 역시 매도를 외쳤다. 하지만 대북 리스크는 그동안 단기간에 영향만 미쳤을 뿐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되찾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북한의 도발 효과는 역외시장에서 먼저 나타났다. 그 예로 원ㆍ달러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세는 1190원대로 상승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장 초반 시가대비 4% 이상 급락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됐다. 투자자들이 북한이라는 변수를 놓고 고민했을 거라는 얘기다.
사실 그동안 북한 리스크는 금융시장의 악재로 작용해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상 북한발 악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항상 제한적이었다. 그동안 북한 리스크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2011년 12월의 김정일 사망이다. 당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4% 하락했다.
하지만 다음날 다시 0.9% 상승했다. 1주일 뒤에는 1.7% 다시 올랐다. 원ㆍ달러 환율도 하락세를 유지해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으로 큰 영향을 끼친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때에도 당일에 -2.41% 하락했던 코스피지수는 이튿날 0.68% 회복했다.
이번에도 과거와 유사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8월 20일 북한군의 서부전선 기습 포격으로 -1.28% 빠졌던 코스피는 21일 2.01% 다시 올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부전선 포격은 2010년의 연평도 포격 당시처럼 국토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는 점에서 과거의 흐름과 약간 달라질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 반등에 성공한 만큼 북한 리스크를 크게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상승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코스피는 북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지만, 변수 발생 초기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주가 하락폭은 북한 리스크의 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번 포격의 영향력이 김정일 사망이나 1차 핵실험 수준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북한 변수에 의한 코스피의 하락폭을 좁게 본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또 “외환시장과 마찬가지로 연평도 포격에 대한 경험으로 인해 복원력은 다소 약할 수도 있고, 북한 리스크에 따른 충격으로 각 업종의 주가도 약세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업종 지수 역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북한 악재를 털어내고 반등하는 만큼 업종 비중 조절과 관련해 북한 리스크를 크게 고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시장을 바라보는 눈은 여전히 북한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경기둔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에 맞출 필요가 있다”며 “핵심은 북한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