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야 진실이 보인다
「거꾸로 보는 경제학」
경제를 제대로 보는 프레임 갖기
당신은 경제 기사를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가. 경제 현상의 전망을 담은 기사를 보면 다양한 통계를 근거로 한 전문가의 확신이 읽히게 마련이다. 하지만 팩트에 입각한 분석이나 전망도 불변不變은 아니다. 상황이 바뀌면 이 역시도 손바닥 뒤집듯 변한다.
이런 현상에 어울리는 용어가 있다. ‘미디어매크로(Mediamacro)’는 언론이 만든 거시경제학(Macroeconomics)이라는 뜻이다. 이는 깊은 고찰 없이 늘어놓은 주장이 불변의 진리인 것처럼 잘못 받아들여지는 현상을 꼬집는다. 다양한 경제 관련 논쟁에서도 이런 오류나 왜곡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거꾸로 보는 경제학」은 경제 상식을 잘못 숙지했다면 그걸 다시 뒤집어야 사실과 진실이 보인다고 강조한다. 또한 상식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가진 문제점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당연히 옳지 않다고 여겨지던 것들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책에서 꼬집은 잘못된 경제 상식은 이런 것이 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주장을 펼치며 흔히 내놓는 데이터가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PIR을 비교하면 서울의 집값은 시민 연간 소득의 9.4배로 시드니나 런던보다 비싼 것으로 나온다. 그러니 서울 집값은 거품이 많고 곧 하락할 거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그러나 집값은 소득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보단 그 나라 PIR의 과거와 현재를 고찰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물론 이 역시도 오차는 있다. 같은 나라라도 집값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현재나 과거에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저자는 하나의 경제 현상을 고찰할 때 숫자에만 의존하거나 그 이면을 살피지 못하면 왜곡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 어떤 생각, 누구의 주장이라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뒤집어서 생각할 때 이념이 진보하고 대안이 도출된다는 믿음만이 우리가 오래 간직해야 할 유일한 것이다. 그 어떤 주제라도 명확한 정답이 없는 경제 분야의 지식에 접근할 때는 특히 그러하다고 믿는다.”
경제 현상에 대한 판단과 선택은 바라보는 프레임에 따라 달라진다. 이 책은 경제를 보는 자신만의 프레임을 갖기를 제안한다. 그러기 위해선 경제 현상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 곧이곧대로 보기보단 ‘왜’라고 묻고 거꾸로도 생각해 보라는 얘기다. 그럴 때 경제의 맥락이 내 손안에 잡힐 것이다.
박소현 더스쿠프 기자 psh056@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