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짜리 그림의 비밀

크랭크인 | 우먼 인 골드

2015-07-09     손구혜 문화전문기자

경매가 1500억원, 세계가 사랑한 그림 ‘레이디 인 골드’에 숨은 비밀, 빼앗긴 과거를 되찾기 위한 한 여인의 실화. 유명한 화가였던 ‘클림트’는 자신의 후원자였던 ‘아델레’를 모델로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이라는 그림을 그려 선물한다. 하지만 그녀가 죽고 난 이후 그림은 나치에 의해 오스트리아 정부에 몰수당하고, 그녀의 남편 ‘페르낭드’는 그림을 조카에게 남긴다는 유언을 남긴 채 생을 마감한다. 세월이 지난 1998년 그의 조카 ‘마리아 알트만’은 그림을 되찾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한 8년간의 외롭고도 긴 싸움을 시작한다.

1998년 노년의 ‘마리아 알트만’은 죽은 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한때 가족이 소유했던 클림트의 그림 다섯 점을 찾으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발견한다. 마리아는 오스트리아 이민자 친구의 아들인 젊은 변호사 랜드 쉔베르크(라이언 레이놀즈)를 만나 자문을 구하고, 그림의 가격에 흥미를 느낀 랜디는 그녀를 돕기 위해 나선다. 영화 ‘우먼 인 골드’는 관객을 사로잡는 감동 실화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예술작품을 영화 곳곳에 등장시키는 등 아름다운 영상미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주인공 마리아 알트만이 애타게 돌려받길 원하는 그림 ‘레이디 인 골드(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는 화려한 금빛이 인상적인 그림으로 빛나는 존재감을 자랑한다.

또한 마리아 알트만이 그림을 되찾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어린 시절의 회상 장면은 나치에게 점령당한 암흑기의 오스트리아를 보여 준다. 당시 의상과 소품은 물론 오스트리아인의 생활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과거의 장면에서는 색의 포화도를 낮춰 세월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연출법을 선보인다. 또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장면에서는 언뜻 보기에도 세월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연출법을 사용해 영화를 보는 내내 마리아 알트만의 과거를 거슬러 오르는 여정을 함께 동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게 한다.

젊은 변호사역인 랜드는 처음엔 그림의 가격에 혹해서 사건을 맡게 되지만 과거 나치의 잔혹함과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의 비참함을 알아가면서 성숙한 변호사로 거듭난다.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는 실존 인물인 랜드 쉔베르크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마리아 알트만을 연기한 ‘헬렌 미렌’은 빼앗긴 과거를 되찾기 위해 국가와 맞선 강인한 여인 마리아로 변신해 그 어느 때보다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헬렌은 부드러움 속에도 굴복을 모르는 외유내강의 여인을 완벽하게 연기해 실제 마리아 알트만을 보는 듯한 착각을 가게 한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사이먼 커디스’ 감독은 영국 BBC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프로그램을 보던 중 마이라 알트만을 알게 됐고 수많은 이유로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이후 BBC 필름의 수장인 ‘크리스틴 랜갠’을 설득해 영화화했다. 우먼인 골드에 사용된 음악은 영화음악의 살아있는 전설인 ‘한스 짐머’가 당했다. 한스 짐머는 완벽한 선율로 영화에 조화를 더하고 영화의 흐름에 따라 때로는 잔잔하게, 때로는 웅장한 음악을 선보이며 영화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