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장 3일 만에…불운이냐 필연이냐

제2롯데월드 또 사고

2015-05-18     김은경 기자

제2롯데월드 콘서트홀 공사장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재개장 사흘 만이다. 이번 사고로 작업하던 인부 2명이 화상을 입었다. 국민안전처와 서울시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재개장을 승인했는데, 또 사달이 났다. 불운일까, 필연일까.

5월 12일 재개장한 제2롯데월드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재개장 사흘 만이다. 소방당국과 롯데그룹에 따르면 5월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콘서트홀 8층 공사장에서 380볼트 전선이 합선되면서 순간적인 폭발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EPS (Electrical Piping Shaft)실에서 전기 작업을 하던 작업자 2명이 화상을 입어 오전 9시1분께 병원으로 이송됐다. 작업자들은 다리와 신체 일부에 화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오전 8시45분께 콘서트홀 8층 공사장에서 부스덕트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 발생 즉시 119에 신고한 후 강남베스티안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설명했다.

제2롯데월드는 공사착공 후부터 수년간 누수·균열·화재 등 끊임없는 사고에 시달렸다. 지금까지 사망자만 3명이다. 2013년 6월 43층에서 거푸집 장비가 무너져 인부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처음이었다. 같은해 10월 1일에는 거푸집 해체 작업 중 쇠파이프가 떨어져 행인 1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4년 2월 16일에는 47층 컨테이너에서 화재가 났고, 불과 두 달 후인 4월 8일에는 12층의 배관 이음매 폭발로 인부 1명이 사망했다.

2014년 10월 27일 롯데월드몰의 5·6층 바닥에서 균열이 발견됐고, 사흘 후인 10월 30일에는 4층에서 금속 구조물이 떨어져 직원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에도 사고가 끊이질 않았다. 같은해 11월 롯데시네마 14관의 스크린과 좌석 진동이 발생해 관람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고 한달 후엔 수족관에서 누수 사고가 발생해 서울시가 정밀진단에 나서기도 했다. 그 와중에 8층 콘서트홀 비계 해체 중 추락사고로 인부 1명이 사망했고, 열흘 후 또다시 출입문이 이탈돼 이용객 1명이 문에 깔리는 사고가 터졌다. 결국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잇단 안전사고를 문제 삼아 롯데 측에 아쿠아리움과 영화관 전체에 대한 사용제한 명령과 공연장 공사중단 명령을 내렸다. 국민안전처와 서울시는 영업정지 기간 현장점검과 함께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검토결과, 전반적인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5월 8일 재개장과 공사재개를 승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져서 곤혹스럽다”며 “이번에는 큰 사고가 아니라 사용중단 조치는 안하겠지만 롯데 측에 철저한 안전관리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는 이날 사고 직후 “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대처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고로 제2롯데월드의 안전관리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 안전문제 시민공대위 최창우 대표는 “제2롯데월드 문제를 경제논리로 풀려고 하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제2롯데월드의 재개장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롯데월드, 참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